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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하 Nov 04. 2024

월정사 가는 길

월정사 가는 길

            (淸夢)


곰삭은 기억이

낯선 곳 풍경에서도 쭈뼛쭈뼛 떠오르며

지난 것들을 들춰내고 있다


어제라는 시간은 이미

눈녹 듯 스멀스멀 사라져 버렸지만


먹물 스며들 듯

스며들어 안착한 소소한 날들은

멈춰버린 사진 속 풍경 마냥

불현듯 떠올라 눈앞에서 한참이나 어른거린다


아련함에 대해

들춰내 일부러 속앓이 할 사람 몇이나 될까


기억이란 저장소 한편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잔 바람에 보푸라기 일 듯 가끔씩 일어나

슬쩍 흩트리고 이내 사라질 뿐


월정사 오르는 길,

또다시 기억 속 담길 시간이

엊그제의 가물해진 것들과 실타래처럼 뒤엉켜

사방으로 널브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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