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河
고요하다고 그저 고요한 게 아니다
새들은 지친 날개 잠시 접었을 뿐
바람은 목 꺾인 전나무 가지 끝
잠시 매달려 있을 뿐
미동 없다고 생각마저 끊긴 게 아니다
굳은 가부좌 풀어낼 겨를 없이
망상은 팥죽 끓듯 들끓고
안과 밖의 경계에서 눈 까뿔만
파르르 떨고 있을 뿐
적적하다고 여여로 운 게 아니다
고삐 풀린 마음자리 두꺼비 마냥 날뛰고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이미
산문 밖을 나선 지 오래
그러든 말든 처마 끝 풍경은
꾸벅 졸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