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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하 Jul 03. 2016

첫차 타는 사람들

첫차 타는 사람들   

                                    黃河


어둠을 헤집고 간밤을 요동친 그들이

버스정류장 그늘막 속으로 모여든다 

적막히 불 꺼진 아파트 단지를

고향 닮은 외진 어느 동네를

가본 적 없는 낯선 도시를 헤집고 다녔을 그, 

어깨에 걸쳐있는 삶의 굴레만큼이나

손끝에 매달린 연명의 굴곡 내려놓지 못한 채 

마지막까지 눈길을 떼지 못한다 

무엇을 탓할까!

보이는 것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무게로 

뇌리를 짓누르는데,

치열하게 지나온 시절의 풍광들 

유리 파편 마냥 잘게 부서져 

가슴 속속들이 파고들어도

오늘을 지나야 하는 그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어둠 속으로 내몰아간다 

새벽을 여는 첫차가 들어오고

이제, 신기루처럼 사라져야 할 시간 

움츠러든 몸  차창에 기댄 채

다시 떠오를 어둠의 내일을 향해

별처럼 촘촘한 시멘트 군락 속으로

퇴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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