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河
잿빛으로 누렇게 뜬
어머니 삼베 저고리는
스님네 먹물 옷 보다도
몇 겹이 더 누벼져
사연 듣지 않아도
가슴 시리게 했었다
지나간 아이들의 여운이
소롯이 남은
개봉동 골목길 아스팔트 위에는
어머니 삼베 저고리 마냥
누비고 땜질한 혈흔이 낭자하여
가위눌린 마음 비릿하게 한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잘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에
뜻 모를 울컥함을
딸꾹질하듯 토해내고
습관처럼 바둥거리는
그림자 뒤로 세월은
찢긴 흔적 겹겹이 다시
기워내고 있다
돌아본들 보이는 건
누더기 돼 버린
아물지 않은 생채기뿐
거슬러 다시 돌아가는 길
수두자국처럼 선명한
일방통행 네 글자가
뾰족한 화살 촉 곧추세우고
움츠러든 가슴을 향해
시위를 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