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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하 Jul 03. 2016

골목길

골목길 

                                 黃河  



잿빛으로 누렇게 뜬

어머니 삼베 저고리는

스님네 먹물 옷 보다도

몇 겹이 더 누벼져

사연 듣지 않아도

가슴 시리게 했었다  


지나간 아이들의 여운이

소롯이 남은

개봉동 골목길 아스팔트 위에는

어머니 삼베 저고리 마냥

누비고 땜질한 혈흔이 낭자하여

가위눌린 마음 비릿하게 한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잘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에

뜻 모를 울컥함을

딸꾹질하듯 토해내고

습관처럼 바둥거리는

그림자 뒤로 세월은

찢긴 흔적 겹겹이 다시

기워내고 있다  


돌아본들 보이는 건

누더기 돼 버린

아물지 않은 생채기뿐

거슬러 다시 돌아가는 길

수두자국처럼 선명한

일방통행 네 글자가

뾰족한 화살 촉 곧추세우고

움츠러든 가슴을 향해

시위를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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