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도 고개를 드는 법, 그들의 노래가 알려준 것
락이 비주류인 한국에서도 유명하긴 하지만
유명하다는 걸로 유명한 것 외에 그들의 노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요즘 세대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25년 10월 21일. 16년 만에 열린 오아시스 내한 공연.
1년 전 티켓 예매에 실패하고 암표까지 알아보다가,
회사 동료의 양도로 운 좋게 함께 갈 수 있었다.
예전에 여동생이 나에게 물어본 적 있다. 오아시스는 왜 그리 인기가 많은 거냐고.
그 질문을 계기로, 스스로에게도 한 번 물어보았다.
20년 넘게 수없이 들어온 노래들이지만, 내가 왜 좋아하는지.
(인기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다만, 그건 이미 오래전에 평론가들, 팬들이 다 분석 완료했을 거고.)
개인적으로는 노래 가사라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그들의 노래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하나로 묶어보고 싶었다.
"과거를 떠올리며 자기 연민에 빠질 필요 없고,
누군가를 굳이 미워할 필요도 없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일도 지나 보니 별것 아니더라."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이거나,
혹은 희망으로 포장한, 살아보려는 발버둥일지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결국 내가 선택하는 것.
이런 가사들은, 인종, 국적 관계없이 울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Live Forever’, ‘Don’t Look Back in Anger’, ‘Stop Crying Your Heart Out’ —
제목만 봐도 그들이 말하려는 건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법이다.
그들의 노래엔 화려한 수식이나 철학적 언어가 없다.
대신,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한 문장이,
어떤 사람에겐 삶을 버텨내게 하는 문장이 된다.
그 단순함이 오히려 진심으로 느껴진다.
어릴 땐 멋있어서 좋아했고, 지금은 위로가 돼서 듣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수천번 들었던 노래들이지만, 요즘 더 와닿는 가사들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하루에 수십 번 스스로에게 되뇐다.
살아내다 보면 좋은 일도 생긴다. 그들의 가사처럼, 질질 짜지 말고, 고개 들고 나아가자.
16년 만의 내한 공연은 단순한 추억의 재현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의 무게를 다독여준 하루였다.
그리고 나에게 평생 들을 밴드를 묻는다면,
오아시스가 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