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 날 저녁, 카페에 앉아 미숫가루를 마시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오늘 읽는 책은 은유 작가님의 쓰기의말들.
늘 그렇듯 서점에서 제목에 꽂혀 구입한 책이다. 첫 몇장을 읽고는 덮어두고 천천히 읽는 책이기도 하다.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퍽 잘 어울리는 소개다.
책을 필 때는 글을 쓰고 싶은데 뭘 써야할지 모르겠을 때, 쓰고 싶은 느낌이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그런 때이다. 그런 때 읽으면 어쩐지 바로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쓰기 시작하고 있다.
나에겐 어쩌면 '못'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한 책 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작가님의 글쓰기 노하우라던가 다른 작가님들의 명언 같은 것들이 쓰여 있는데, 꽤 배우는 것이 많은 책이다. 글이 쓰고 싶은데 망설여지는 당신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문득 책을 읽으며 여러가지 것들을 느끼고 배워가는 내가 사랑스러워졌다.
이렇게 조금씩 배워가며 언젠가 멋진 글들을 쓰고 있을 내가 기삐 기다려지기도 한다.
글쓰기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항상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만나는 일이다.
기뻐 벅차지 않을 수 없다.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벅차고 사랑스러우니, 난 항상 배움을 찾는 편이다.
새로운 경험들을 좋아하고, 새로운 만남들을 좋아하며, 거기에서 새로운 배움을 찾는 일.
어떠한 경험에서 '아 난 이런걸 싫어하는구나' '오 난 이걸 좋아하는 편이네' 하는 것도 나를 알아가는 배움 이다. 만남들에 있어서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기도 하구나' 하는 것도 다름을 알아가는 배움 이다. 아주 작은것들 조차 배움이다. 예를 들어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데 '이러지 말걸' '이랬으면 좋았겠지' 하는 후회도 배움이다. 직장 상사 뒷담을 하며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것도, 지난 사랑에 아파 울며 조금 더 나은 사랑을 다짐하는 것 또한 배움이다.
어쩌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배움이다. 그것들을 모르고 지나칠 뿐.
배움을 인식 한다면 더 좋겠지만, 모르고 지나치더라도 알게 모르게 우리는 배운다. 살아가고 있기에.
오늘도 어제보다 나은 우리이기에,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스러워 해도 좋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우리일 것이기에, 내일을, 그리고 내일의 내일, 또 더 내일을 기삐 기다리자.
당신도 나도, 이미 많이 배운 멋진 사람이고 앞으로 더 많이 배울 멋질 사람이다.
오늘은 책을 읽으며 '설명하지 말고 보여 줘라' 라는 내러티브 제1원칙에 대해 배웠다.
짙은 남색으로 물드는 중의 휴무 날 저녁, 집 앞 1분거리의 오두막 창이 이쁜 카페에 앉아, 얼음 동동 뜬 미숫가루를 마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