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한 자기 생각을 붙들고 다듬기보다 이미 검증된 남의 생각을 적당히 흉내 내는 글쓰기라면 나는 말리고 싶은 것이다.'
은유 작가님의 '쓰기의 말들' 이라는 책에 나오는 문장 이다.
이 문장을 보고 적잖이 반갑고 들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랑받는 멋진 글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 생각을 붙들고 다듬어 쓰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내 글은 적어도 '말리고 싶은 글'은 아니라는 생각에 꽤 위로가 되었달까.
정말 하루하루 들쑥날쑥한 내 생각을, '나'를 쓴다는게 과연 괜찮을까 싶은 때도 있었다. 글로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자신 조차도 모르고 써내려가는 글이 과연 괜찮은가, 들쑥날쑥 이렇게나 어설픈데, 누가 내 글을 읽어줄 것이며 누가 내 글에 힘을 얻겠는가. 괜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직도 나를 잘 모른다. 하루에도 몇번씩 기분이 바뀔때도 있고, 이렇게 생각했던게 내일은 저렇게 생각 되기도 한다. 같은 상황을 겪어도 무덤덤할 때도 있고, 들뜰때도 우울해질 때도 있다.
들쑥날쑥한 내가 쓰는 글은, 들쑥날쑥 아무렇다.
이런 글이라도 말리고 싶은 글은 아니라면, 꾸준히 쓰겠다. 꾸준히 붙들고 다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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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쑥날쑥 아무렇게 자라는 잡초 같은 글을 쓴다.
아무런 잡초라도 다 이름이 있지 않겠는가.
아무런 글 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