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지는 것' 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 것은 밝아야만 한다.
우울, 상실, 비참, 실패, 절망 같은. 어두운 것 들은 보여지지 않아야 한다.
외적으로도 깔끔해야 하고 세련되야 한다.
자세는 곧아야 하며 말투는 정중해야 한다.
왜 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생각을 해도 답을 찾지 못하겠지만,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그렇듯이, 모두가 그러니까.
타협하지 않고 편한대로만 살아갈 생각은 없다.
용기가 없는걸지도 모르겠다.
여튼 그렇다.
그래도,
아침에 면도를 해야 하는데 일회용 면도기가 떨어졌다.
다시 사러 나가기엔 조금 귀찮다,
'좀 지저분하긴 한데, 뭐, 다음에.'
이 정도 반항이면 썩 괜찮은 것 같다.
뭐, 다음에
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만
'보여지는 것' 들에 날 해방시켜 줘야겠다.
나로 살게, 뭐, 가끔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