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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준혁 Jun 14. 2021

언제든, 행복할 수 있는 걸

제주 어느 날

문득 제주 어느 날을 곱씹어 보는 날 이다.

구멍 송송 뚫린 구름이 뒤덮인 날 이었고,

송송 뚫린 구름 사이로 햇빛이 송송히 내리쬐는 날 이었다.

다음날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바람이 꽤나 젖어 있었지만,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었다.

숙소를 나와 근처 해변가로 향한다.

내딛는 걸음걸음이 가벼워, 해변의 어느 카페로 날듯이 다다랐다.


햇빛이 송송히 비추는, 바다가 잘 보이는 자리에 자리잡아

읽고 있던 책을 느긋이 펼쳐본다.


바다 짠내 한 번,

종이책 냄새 한 번,

파도 소리 한 번,

책장 넘기는 소리 한 번,

반짝이는 바다 한 번,

마음에 드는 글귀 한 번,

느린 시간의 평온함 한 번,

평온함의 황홀감 한 번,


세상에,

해와 바다와 책만 있다면

넘치게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날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언제든, 넘치게 행복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전율이 일었다.

언제나, 넘치게 행복할 수 있을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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