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사람들은 하루의 시작이 빠른것 같다
그렇다고 분주하진 않다
빨리 시작 하기 때문에 분주하지 않은건가
이른 아침은 늘 평화롭다
아침만큼은 오토바이 핸들을 슬며시 당긴다
이들의 속도에 맞춰본다
이들 속에 있으면 평화롭다
그 시끄럽던 경적소리도, 아침만큼은 들리지 않는다
볕이 잘 드는 돔 형태의 빌라 정원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아주머니들이 보인다
저 건너편엔 하릴없이 장기를 두며 두런두런 하는 아저씨들이 들린다
그 속에 난 한 줌 바람이 됨을 느낀다
사람 지나는 길을 피해 비둘기들 먹이를 주는 여성이 보인다
차분히 다 먹을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번엔 저쪽으로 준다
호치민의 아침을 책임지는 남성의 고기 굽는 소리가 들린다
그 역시 차분하다 기다리는 손님들 역시 차분하다
그 속에 난 한 줌 햇살이 됨을 느낀다
호치민의 아침은 그렇다
평화로운 그들 속에
난 한 줌 바람이고 햇살이다
존재 자체의 희열인가, 존재가 지워짐의 희열인가
그 어딘가에 머물고 싶기 때문인가
호치민의 아침 만큼은, 오토바이 핸들을 슬며시 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