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톤은 밤을 새는 것이 기본이다? 아니다!
지난 7월 6일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열린 프로토파이톤 2019 행사가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다. 해커톤은 보통 밤샘 작업이 기본이라 체력적인 부담에 다음날까지 영향이 있으니 참가를 꺼렸었다. 하지만 이번 프로토파이톤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컴팩트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부담없이 즐겁게 참석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기존 해커톤의 전과정을 진행하느라 수고한 디자인스펙트럼과 프로토파이팀 멤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프로토파이톤 2019는 개인별 작업을 기본으로 하지만 자리 배치와 결과물 투표 등을 위해 편의상 그룹을 나누어 행사를 진행했다. 그룹은 프로토파이의 제품 코드명인 ‘ㅇㅇ파이’ 시리즈를 기본으로 와이파이, 지파이 같이 재치가 엿보이는 이름들로 구성되었다.
해커톤 답게(?) 간식도 풍성했고, 그룹을 선택하면서 지급된 쿠폰을 통해 카우앤독의 기본 음료도 이용할 수 있었다. 무료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수준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비즈니스적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었는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일단 기존에 써보지 않았던 기능을 활용해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다. 프로토파이 3.11 버전에서 추가된 카메라 레이어는 아주 강력한 기능이지만 실제 업무에서 활용할 일은 없었으므로 이번 프로토파이톤에 딱 적당한 재료였다.
재료는 준비되었고,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았다. 카메라 기능의 재미라면 단연 필터나 스티커 등의 꾸미기 서비스가 떠올랐지만 거기에 무언가 하나를 더 얹고 싶었다. 그러다가 이전에 작업했던 렌티큘러 배너가 생각났다.
렌티큘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으로 문구류 등에서 주로 쓰이지만, 한정된 영역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노출하고자 하는 사업자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광고 상품으로 제안한 적이 있다.
이렇게 구상하게 된 렌티큘러 카메라는 생각보다 구현하기 쉽지 않았다. 촬영까지는 무난하지만 꾸미기 기능에 너무 욕심을 내다보니 상당한 버그가 동반되었다. 하지만 프로토타이핑이라는 것이 본래 빠른 시간 내에 컨셉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그 정도는 문제가 아니라고 위안 삼는다.
프로토파이로 구현한 렌티큘러 카메라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카메라 레이어를 기본으로 하고, 스크롤 컨테이너와 틸트 트리거, 변수와 함수 등 프로토파이의 기능을 최대한 다양하게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촬영 시, 위쪽으로 플리킹 하면 전면/후면 카메라가 전환된다.
두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나면, 그대로 렌티큘러 모드로 넘어가거나, 촬영한 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편집 모드에서는 얼굴 꾸미기와 스티커 붙이기를 제공한다.
얼굴 꾸미기는 눈코입을 선택하고 완료하면 3가지 얼굴(눈+수염+입) 중 랜덤하게 하나를 붙인다.
스티커 붙이기는 선택한 스티커를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고, 더블탭으로 삭제할 수 있다.
렌티큘러 모드에서는 y축 기준 디바이스 기울기에 따라 두 장의 사진이 교차되며 나타난다.
언제든지 재촬영 할 수 있다.
작업 완료 후에 각 그룹별로 모여서 각자 만든 것에 대해 소개하고 투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투표는 이번 프로토파이톤을 위해 준비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에서 진행되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브라우저에서 확인하거나 다운받을 수 있고, QR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각자 마음에 드는 작업에 코멘트를 추가하는 것으로 표를 대신했다.
투표가 어느정도 마무리되자 장내가 조금씩 정리되었고, 주최측에서 준비한 피자가 속속 도착했다. 모두들 약간의 아쉬움과 후련함을 뒤로 하고 양껏 피자타임을 즐겼다. (간식도 모자라 피자까지, 정말 괜찮은걸까.)
이 자리에서는 프로토파이 차기 버전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있었다. Egg tart라고 명명된 4.0 버전에서는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서비스 아이콘이 변경되고, 새롭게 ‘컴포넌트' 기능이 추가된다.
일반적인 디자인 툴에서 제공하는 심볼 내지 컴포넌트는 단순히 비주얼만을 구성 요소로 추가할 수 있었지만, 프로토파이에서는 비주얼 오브젝트 뿐만 아니라 트리거와 리스폰스까지 함께 묶어서 컴포넌트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득표수에 따라 선정된 8명이 모두가 모인 앞에서 각자 결과물을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섬세한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디바이스 센서를 활용한 신기한 인터랙션까지, 재기발랄한 프로토타입을 볼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고, 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맨 처음 인터랙션 디자인에 입문하게 된 이유였던 ‘재미’를 다시금 발견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가장 의미있었던 것은..
이미 참석 후기와 결과물이 공유되고 있다. 프로토파이에 관심이 있거나 아직 시작을 망설이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도 좋겠다.
서한교님의 후기
https://brunch.co.kr/@zalhanilll/380
congjang님의 후기
https://congjang.com/entry/ProtoPiethon19
Sungjun Kim님의 파이 공유
https://www.facebook.com/groups/ProtoPieKorea/permalink/911612179183703/
2019년 7월 9일에 발행한 미디엄 원문 링크를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