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과거 2009년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공개한 아이폰 이후로 스마트폰 시장을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면서 여러 첨단 기술을 포함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스마트 디바이스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의 기본이 되는 물건으로 자리 잡았다. 최재붕 교수가 언급한 대로, 이제 인류는 '포노 사피엔스'가 된 것이다.
(포노 사피엔스란 최재붕 교수가 책 '포노 사피엔스'에서 언급한 신인류의 형태로, 스마트폰과 호모 사피엔스의 합성어이다.)
이제 사람들은 스마트폰 자체에 대해 놀라거나 신기해하지 않는다. 그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기준은 얼마나 전화가 잘 되고, 문자가 잘 되며, 휴대폰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아니라, 스마트폰이 스마트 디바이스로써 얼마나 다양한 기능을 내포하고 있고, 어떻게 첨단 기술로 자신의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지로 변했다. 이러한 포노 사피엔스의 혁신적인 기능 추구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왔도, 그 결과 과거에는 접었던 휴대폰(폴더폰)을 다시 펴서 대화면 스마트폰을 만들었고, 이제는 다시 스마트폰을 접어서 새로운 폼팩터(폴더블 폰)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단계이다.
이렇듯 각각의 개인은 스마트 디바이스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고 있지만, 그것을 뒷받쳐 줄 사회 시스템은 그대로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IT 강국이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하더라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유의미한 변화를 못 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은 제프 베조스,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순다르 피차이, 사티아 나델라, 젠슨 황의 시대이지만 (순서대로 아마존 CEO, 테슬라 CEO, 페이스북 CEO, 구글 CEO, 엔비디아 CEO) 아직도 우리의 사회 제도는 스티브 잡스의 혁신만을 바라보며 열광하는 듯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책 '코로나 사피엔스'에 따르면, 50대 스마트뱅킹 이용률이 50.1%, 60대는 18%, 70대는 6%라고 한다. 참고로 국회의원의 평균 연령은 55.5세이다. 즉, 국회에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디지털 사회와 친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완전히 '포노 사피엔스'가 되지 못한 세대이다. 그렇기에 Z세대가 주도하고 X, Y세대가 동참하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인식과 사고를 베이베붐 세대인 그들이 제도화 하기에 실패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과 사회의 고위층들은 변화보다는 현실 안정을 추구하고, 도전보다는 명령과 복종을 선호하고 미래 비전을 가지기보다는 현재의 자리싸움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소수의 변화를 지향하는 목소리가 있더라도 묵살되는 것은 당연하다. '국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상황을 바라보았을 때 미래를 향한 변화 추구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이다.
기록적인 장마로 인해 엄청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현재 상황을 생각해보자. 정치권과 일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수해 현장에서 입은 옷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고, 과거 4대 강 사업을 가지고 정치적 논쟁을 펼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물의 흐름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자', '장마에 따른 홍수와 피해 지역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 '홍수 데이터를 확보해서 분석하고, 피해가 많을 것 같은 지역에 경보를 보내는 기술을 개발하자' 등 다양한 대책, 그중에서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IT 강국인 한국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많다. 21세기 첨단 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왜 누구도 이런 정책과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뼈아픈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설치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같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기꺼이 변화를 시도하는 곳은 많아져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의 디지털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물론 언제나 기술적 해결책이 최고의 해결책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어떤 문제를 미래지향적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해결해보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사회 제도가 스티브 잡스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사람들은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고, 보다 나은 카메라를 장착하며, 속도는 빠르고, 여러 부가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디바이스'를 원한다.
앞으로 '포노 사피엔스'들이 살아가는데 보다 적합한 제도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사진 출처: https://www.cerillion.com/Blog/April-2019/FAANG-companies-sinking-teeth-into-subscrip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