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 보호에 관하여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인권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에서는 프라이버시를 시민적 자유와 함께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문제는 결국 평등의 부재로 귀결됩니다. … 간단히 말해, 어느 날 마법처럼 전 세계인이 서로를 품위와 존경을 갖추고 대한다면 많은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타이탄의 지혜들' 중에서)
만약 어떤 기업이 이용자들을 그릇된 길로 인도하고, 데이터를 남용하며 선택권을 제한한다면 개혁 대상이 돼야 마땅합니다
(소비자 보호 및 데이터 보호 컨퍼런스에서)
시가총액이 2000조가 넘는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CEO 팀 쿡이 언급한 발언들이다.
그는 애플을 진두지휘 하면서 항상 ‘privacy’(사생활)와 ‘diversity’(다양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애플은 iOS 14.5를 정식 공개하며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을 선보였다. 여기서 새로운 애플 제품의 OS(운영체제)에 적용된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이란 무엇일까?
애플 뉴스룸에 따르면, "다른 업체가 소유한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광고 또는 데이터 브로커와의 데이터 공유를 목적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추적하려고 할 때, 먼저 사용자의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는 기능"이다.
우리는 휴대폰의 다양한 앱을 이용하면서 데이터의 형태로 된 발자국을 남기는데, 보통 그러한 개인적인 데이터들이 사용자의 별도 허락 없이 데이터 브로커 등을 통해 넘어가서 유료로 거래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하고 소비자 프로필을 형성하는데 활용된다. 당연히 사용자 허락 없이 사용자의 고유한 데이터를 몰래,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지점이다. 그런데 애플은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모르게 은밀하게 추적되는 데이터까지 사용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데이터의 수집에 대해서 사용자의 허락을 받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애플의 정책에 대한 반발도 거셌다. 특히 맞춤형 광고로 대부분의 수익을 충당하는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애플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독점법 위반으로 애플을 고소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런데도 애플 CEO 팀 쿡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계속해서 고객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길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사례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개인 정보 보호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자사의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에서의 불필요한 추적을 금지하고, 얼마큼의 트래킹을 차단했는지 사용자에게 리포트를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애플이 FBI에서 범죄자의 아이폰에 대해 잠금 해제를 요구했을 때도 고객의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한 일화는 꽤나 유명하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오랜 고민 끝, 고객이 누구든지 상관없이 모두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하다는 팀 쿡의 결정적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보호.
지금은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지만, 고객의 데이터를 먹고사는 IT 기업으로써 이에 대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계속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지속적으로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노력하는 데에는 CEO인 팀 쿡의 확고한 신념과 믿음이 있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굳게 믿고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과거에 당시로서는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개인 정보 보호’라는 가치관을 지키기 어려웠을 수 있지만, 그런 주위의 압박을 견디고 겪어내며 자신의 신념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고닦은 결과, 지금 애플은 ‘프라이버시’라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 글은 단순히 애플이라는 기업을 칭찬하거나, 팀 쿡이라는 CEO에 대해 예찬하는 내용이 아니다. 사실, 개인 정보 보호도 매우 중요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일정 부분 개인 정보가 필요한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용자에게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선택권’을 주었다는 점이다.
결국, 애플’이라는 빅 테크 기업과 ‘팀 쿡’이라는 CEO의 예시를 빌려 개인 정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그 과정 속 리더가 꾸준히 신념과 믿음을 묵묵히 지켜나가는 것에 대한 긍정적 파급력을 역설하고 싶다.
모두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합리적인 비판은 수용하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관의 중핵을 지키면서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우리가 하루 동안 생산하는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간략하게 표현한 보고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