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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형 Jul 25. 2021

올림픽, 그리고 진정한 인간다움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는 올림픽의 의의

바로 어제, 도쿄 올림픽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독특한 개막식이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에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참가국의 선수단이 모여 치러지는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번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정말 많이 사용되었다.


원래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기로 한 2020 하계 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1년이 연기되어 2021년에 개최되었다. 현재까지도 코로나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와 IOC는 개최를 강행하며 여러 사람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였다. 그만큼 시작 전부터 다사다난했던 올림픽이었다.


일본 내에서도 과반수 이상이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고, 안전한 올림픽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와 IOC가 올림픽 개최를 강행한 데에는 분명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스폰서와의 계약 문제 등 여러 가지 금전적인 문제를 비롯하여 정치적인 문제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서, 본질적으로 이러한 의문이 든다.


도대체 왜, 올림픽을 하는 것인가?

각국의 수많은 관계자와 선수들은 왜 올림픽에 시간과 돈을 들여 참가하는 것일까?

올림픽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올림픽 경기를 보고, 대한민국 선수를 열렬히 응원하면서도, 정작 올림픽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목표, 즉 올림픽 정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IOC에 따르면, 올림픽 정신을 3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Excellence(우수함), Friendship(우정), repect(존중)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우수함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며, 전 세계의 선수가 한 곳에 모인 특수성을 바탕으로 우정을 쌓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경기의 규칙을 존중하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올림픽 정신을 바탕으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건립을 목표로 하며, 그 과정에서 상호 존중과 페어플레이를 중시하며 차별이 없는 스포츠의 확산과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올림픽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아니다. 평소 만나볼 수 없었던 여러 문화의 상대방과 자신의 능력과 기량을 선보이며 스포츠로 소통하는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올림픽의 의의이자, 206개국의 서로 다른 나라들이 올림픽에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메달을 따면 더욱 좋겠지만, 메달 획득이 본질적인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양궁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그와 동시에 태권도, 사격, 유도, 펜싱 등의 종목에서 상당수의 선수가 메달권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선수들의 객관적인 실력은 충분했던 터라, 메달권에서 멀어진 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상당히 아쉽기는 하다. 그러나 이를 보고 선수에게 비난하거나, 선수의 노력의 가치를 폄훼하는 일이 종종 보인다. 불과 몇 분 동안 대중에게 보여지는 경기의 모습으로 선수의 모든 가치를 판단할 수 없고, 설사 노력에 따른 결과가 부진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그들을 비난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그들은 해당 종목에서 전 국민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대한민국에서 만큼은 1위인 선수들이니까.

선수의 능력과 그에 따른 경기 결과를 비난하는 모습을 간간히 볼 때마다, 올림픽의 본질적 목적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올림픽은 '경쟁을 통해 승리한 자'보다 '화합과 존중을 통해 승리한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올림픽은 경쟁보다는 화합을 추구한다는 점, 점수로 이기는 것보다 매너로 이기고, 상대를 존중함으로써 이기는 것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가장 좋은 예시라고 생각한다. 외계인의 관점에서 인간들의 올림픽을 바라보면 아무 의미 없는 선수들의 모임일 뿐이다. 경기에서 승리해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도 사실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다.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니니까.


그러나 우리는 '아무런 의미 없는' 올림픽을 2년마다 계속해서 개최한다. 그리고 선수들은 올림픽을 향해 최선을 다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신의 청춘을 바쳐 열심히 노력한다.

도대체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저 '인간다운 모습'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가 불러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회가 많이 각박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웃 간에 음식을 나누어먹던 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서로와의 접촉을 회피하며 나만의 개인화된 세계 속에서 이웃과의 단절의 벽을 공고히 하는 우리의 모습은 '뉴 노멀'이 되어버릴 만큼 우리 삶의 모습은 상당히 '인간답지 않게' 변했다.


이러한 21세기의 상황 속에서, 올림픽은 최첨단 시대에 꺼져가는 '인간다움'이라는 불씨를 다시 되살려주고, 사회를 단합시켜 전 세계인이 함께 소리치며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 2021.07. 조준형 씀. All rights reserved.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잇사옵니다." 

우리 사회의 따뜻하고 인간다운 온정이 선수단에게도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

Team Korea, 파이팅!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모습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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