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돌아보면 대문자 I 성향 탓인지 홀로 사유하는 시간이 많았다. 물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기질을 가진 외동으로 태어나 친구나 연인 없이는 살 수 없던 학창 시절이 선행되기는 했지만. 한때 결혼식을 하면 부를 사람이 많지 않겠구나 고민했을 정도로 지인의 폭은 좁고 깊다. 모임에 나가더라도 먼저 말을 거는 일은 없으며, 취미 역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림 없이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들뿐이고.
여전히 고독과 외로움에 홀로 침잠하는 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이들에게 단호히 말한다. 누군가에게 연락하여 순간의 모면을 꾀하는 습관을 내려놓아 보라고. 애써 참아내며 스스로의 마음에 귀 기울여보라고. 앞만 보며 달려 나가 자꾸만 위로 오르기를 지향하는 현대 사회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많은 이들이 자기 내면의 소리를 외면한다. 내가 진정 좋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어떤 시간인지, 나란 사람은 누구이며 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나르시시즘일지 아니면 높은 자존감 탓일지. 나는 조용하고, 약간은 우울하며, 생각이 많은 이 성향이 좋다. 관계의 상호작용만큼 자아를 탐구하고, 현상을 사유함에서 오는 유익은 설명이 불가할 정도의 깊이가 있다. 외부와의 단절을 통해 온전한 나로서 홀로 서 있을 때, 지난한 삶의 고통을 직시할 때, 비로소 사람은 한 걸음 성장한다. 아니, 성장한다고 믿는다. 나 홀로 충만한 후에야 한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평생을 함께 발맞춰 걸을 수 있다. 내게, 우리에게 부족한 건 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