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러 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뒤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나고, 특별하지 않은, 그저 여느 주말 같은 느낌의 외식을 하고, 예쁜 파티 소품 따위 없이 케이크 하나에 함께 소원을 빌고, 썬칩과 초콜릿을 안주 삼아 연애 프로그램을 보며 맥주 한 캔, 북커버에 노란 실로 서로의 이름을 수놓고, 밤이 새도록 끝없는 대화를 나누고, 갑자기 아픈 바람에 세수는커녕 양치도 하지 않은 채 잠옷 바람으로 병원을 다녀오고, 크리스마스에 함께 죽을 먹고 코를 골며 낮잠을 자고, 대충 편한 옷을 걸쳐 입고는 스테이크나 파스타가 아닌 들깨 삼계탕을 먹은, 커피 한 잔에 맞잡은 손이 행복해 울컥하는, 살아오며 가장 평범하고도 특별한, 마음이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행복했던 성탄절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