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눈동자만 바라보며

by 레인
지인들과 여자, 연애, 결혼 따위의 주제로 현실적인 수다를 떨고 홀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온 어느 밤, 나는 사랑에 대해 사유했다. 다음 사랑이, 그 기적이 다시 주어진다면, 내가 당신의 힘이 되어줄 테니, 당신은 나의 위로가 되어달라 고백하고 싶다고.
조금은 한적한 교외. 도시만큼 북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시골이라고 하기엔 접근성이 용이한 그런. 그곳에 놓인 자그마한, 조용한 카페. 아무도 움직임을 재촉하지 않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볕과 바람만이 잔잔히 드나드는 곳. 커피 머신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오직 핸드드립 그리고 디저트는 파운드케이크 단 하나, 선택의 홍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 그런 곳에 함께 가고 싶다. 아니, 함께 살고 싶다고.
우리 그렇게 세상의 시선에서, 평균이라는 단어의 폭력적 이면에서,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 서로의 마음 이외엔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초연히 서로의 눈동자만 바라보며 살아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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