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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May 21. 2021

골프에 집중할 수 없는 골프 리조트

여행 1

오키나와 아타 테라스 골프 리조트 & 나하 테라스 호텔 (The Naha Terrace & The Atta Terrace)


이런!!! 오키나와에 6월 20일까지 코로나 긴급 사태가 다시 내려졌다. 6월 말 계획해놓은 여행일까지 40여 일 남았는데 여행이 가능하려나... 2년 전 감동과 숙취를 잔뜩 얻어 돌아온 오키나와 여행을 되돌아봤다.




6월 말부터 열흘 정도는 술을 마음껏 마셔도 죄책감이 덜한 기간이다. 마누라상의 탄생일이 있고  5년 전 도쿄 생활을 시작한 날도 이때다. 비싸고 번잡한 한여름을 피해 이른 여름휴가를 겸하기도 하니 성스러운 Booze Trip 기간인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우리 알코올 부부는 전날 밤의 기억 맞추어보기를 하며 대부분의 아침을 보낸다. 머 간혹 맞추어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문제는 장맛비인데 다행히 일본 열도가  바나나 마냥 길게 늘어져 있으니 장마 기간에도 요리조리 비구름을 피해 가는 것이 가능할 때가 있다.  2년 전 오키나와 여행 때도 출발 전날까지는 군마 Gunma에 있는 레이섬 골프 리조트 Raysum Golf에서 빗속 골프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숙소에서 뉴스를 보니 오키나와는 무더위가 기승이란다. 우리 여기서 머 하고 있지??  급!! 계획을 변경하여 다음날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 나머지 휴가는 뜨거운 오키나와의 태양 아래서 보냈다.


 숙소는 ‘아타 테라스 골프 리조트 The Atta Terrace Golf Resort’ 오키나와 공항에서 북쪽으로 50  거리에 위치한 조용한 골프 리조트다. 공항에서 택시로 15 거리인 나하 테라스 호텔로 이동  무료 서틀을 타고 아타 테라스 호텔로 이동했다. 오키나와 본섬은 제주도의 반 정도 크기인데 제주가 공항을 벗어나면 금세 녹색 풍경이 펼쳐지는 것에 반해 버스 밖 풍경은 인공적인 도시의 색깔들이  많아 보였다. 제주와 닮은 점은 바람인 듯, 멀찍이 있는 바다며 거리의 나무들이 연신 출렁인다.

 

이국적인 풍경을 30분 정도 즐기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해 처음 떠오른 생각은  ‘와~빨리 한잔해야겠다.’였다.  모든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고 예뻐서 급 하이퍼가 돼버렸다.


태양은 태양답고 하늘은 하늘색, 한적하고 깨끗한 수영장과 잘생긴 야자수며 매미 소리.....

완벽한 여름날을 상상할 때면 등장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이미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이 행복감은 한바탕 수영을 즐긴 후 오후 5시가 되어 완성되었다. ‘Cocktail Hour ~~~’

이곳은  투숙객에게 클럽 라운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영장과 나란한 멋들어진 카페에서 오후 티타임과 이브닝 칵테일 아워 서비스를 누구나 이용할  있다. 각종 맛난 맥주부터 칵테일 그리고 피노누아 맛이 풍부알자스 Alsace 지방의 스파클링까지 ~  Booze Trip 위한 완벽한 아이들이 얼음통에 처박혀 뚜껑이 열리기를 갈망하고 있다. 마누라상과 굳게 약속했다. "내일 아침 라운딩이니 우리 너무 가면  " 하지만 까맣게 잊고 멀리멀리 갔다. 언제나처럼 여행지의 첫날밤을 하얗게 불태웠다.




아타 테라스 리조트는 클럽 라운지 서비스만 아니라 무료 18 라운딩까지 제공한다. 코스가 그리 훌륭한  아니지만 우리 실력도 마찬가지이니 전혀 문제   없다.  힘든 라운딩이었다. 알코올 라운딩이야 일상이지만 기온이 이렇게 높은지 몰랐다. 나는 긴바지까지  입고 있어서 온통 땀에 젖어 축축 늘어졌지만 서로를 격려했다.


"마누라상 좀 만 버텨, 5시면 또 걸쭉해질 수 있어"

"응 나 많이 마실 거야"

"그래 많이 마시자"

그리고 부부는 다짐을 200% 실행에 옮겨 오키나와의 밤하늘을 또 한 번 하얗게 불살랐다.


다음날은 오후 tee-up이라 해변으로 가보았다. 호텔 셔틀을 타면 5분 정도 거리의 프라이빗 비치에 데려다준다. 한적하니 좋지만 자갈이 많고 무엇보다 너무 덥다. 오키나와는 두 번째인데 첫 여행은 2월이었다 보니 여름이 이렇게 무더운지 몰랐다. 라운딩도 있고 덥기도 해서 20여 분 정도만 머물렀다.

골프를 조아라~ 하지만 이곳은 사실 골프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골프 외에도 즐길 것들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멋지고 청결하고 친절하고 맛있는(조식 뷔페는 감탄급) 2박 3일이 하루처럼 지나갔다.


마지막은 나하 시내에 있는 테라스 호텔의 본점이라 할 수 있는 나하 테라스 호텔 The Terrace Naha에 묶었는데 이건희 회장이 신라 호텔을 위해 이곳을 벤치마킹했다는 말이 풍문이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훌륭했다.  

저녁으로 먹은 스페인 요리는 먹는 내내 즐거움과 웃음이 가득했고 특히 점심으로 먹은 일식은 그때까지 내가 먹어본 일식 중 최고~ 아직도 그때의 기분과 맛이 어른거린다. 미니바의 술과 스낵은 전부 무료이고 심지어 외출하고 오면 가득 채워져 있으니 말짱한 정신으로 머물기가 불가능 한 곳이다. welcome fruits도 엄청 정성스럽다.

짙은 브라운 목재로 장식한 클래식한 객실의 인테리어와  아담한 수영장의 나하 테라스 호텔은 꽤 언덕배기에  있어 걸어 올라가려면 힘들긴 하지만 객실에서는 나하시의 주거지 풍경도 조금 바라볼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 노쇠해가는  몸뚱이들 탓하며 전력을 다해 놀고 마시다 왔다. 도쿄로 돌아가는 길이 좀 피곤하긴 했어도 숙취와 잔잔한 감동에 기분 좋았다.

다음 달 말의 오키나와 여행은 이때를 교훈 삼아 골프 없이 섬만 즐기고 오기로 했다. 부디 그전에 코로나가 잠잠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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