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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Oct 02. 2022

그림을 사려거든 줄을 서시오~

2022 NYNE 후쿠오카 개인전


줄 서기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

그러나 이곳은 유명 라멘집도, 스시집도 아닌 그림을 팔고 사는 아트 갤러리.

사람들의 대기 행렬이 건물 밖에까지 늘어서 있다.

이렇게 전시 첫날 오픈 전부터 컬렉터들을 줄 서게 만드는 이는 일본 팝아트의 황태자인 키네(KYNE), 유명 아티스트의 전시회에 사람이 북적이는 거야 놀랄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벌떼처럼 사람들이 모여드는 풍경은 일본 미술 시장에서는 꽤나 생소한 풍경이다. 그것도 도쿄가 아닌 지방에서...







이곳은 다름 아닌 키네의 고향인 일본 규수의 후쿠오카, 그의 고향에서의 5년 만의 개인전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장소는 후쿠오카 토진마치라는 곳에 새로 문을 연 Cassette라는 갤러리로 이곳의 개관전이기도 하다. 갤러리는 어제 오전 11시에 문을 열었고, 나도 마누라상과 부지런을 떨어 10시 55분경 도착했으나 전시장의 안팎으로 벌써 젊은 컬렉터들이 가득이다.

키네의 인기가 이 정도였군!








키네 개인전

KYNE HUKUOKA 2

2022.9.29 - 11.6

casstte

1-2-8 Tojinmachi, Chuo-ku, Fukuoka City



이번 전시는 그의 신작 30점으로 꾸며졌는데, 전시가 볼만한 이유는 그간 큰 변화 없이 지속되던 키네의 작품에 살짝 신화풍이 가미된 것.


하나, 키네의 여인이 하반신의 모습을 캔버스에 드러내기 시작.

둘, 배경 역시 그동안 사용되지 않던 파스텔톤을 선보인 것.

셋, 인물화 외의 작품이 발표되고 사물이 소재로 등장.


아래의 석 점을 보면... 인물의 하반신, 가구 등의 소재, 부드러운 배경색 등 키네 신화풍이 잘 드러나있다.

100호 크기의 요 작품들에 처음으로 키네 작품에 소유욕이 생겨났다. 인물의 표정도 키네의 전성기 때 작품들처럼 여유와 무표정, 시니컬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옥션의 톱스타 중 1인인 키네의 원화가 30여 점이나, 그것도 따근한 신작들로 갤러리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데, 가격도 작품 캡션도 없고 당연히 판매도 없이 기존 고객이나 VIP 컬렉터들을 찾아가게 배부른 전시회.





조금 젊어지다가 어려지기도 한 새로운 키네의 여인도 보이고...





사과 같은 물질 소재도 등장하는가 하면, 꽤 표정이 들어간 언니도 보이고...




전화하다 말고 멍 때리는 언니들.. 이건 아마 실크 스크린 작품들인 듯...





작품의 다각화에 노력한 듯, 원형 캔버스 작품과 나름 설치? 백라이트를 사용한 조형 작품도 보이지만 뭐 글쎄 그다지 시선이 끌리지는 않는 듯. 설치나 조형을 함께 잘 하는 건 인기 작가여도 간단한 일이 아니지.




요 작품도 참신하니 좋다. 색도 마음에 들고 "남을 배려합시다"






3층 규모의 갤러리의 한 공간에는 유리로 된 바닥이 있어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위아래서 작품들이 재미나게 바라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일반 컬렉터들이 응모를 할 수 있는 케이스가 두건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 판화 작품으로

한화 9백만 원 초반대의 작품.

개인적으로 키네의 판화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언니 표정도 좋고 색상이며 구도며...

"Untitled" 2022

Ed. 30

1100 x 880

Screenprint on paper








모노 톤의 대형 라운드 캔버스 원화 작품




핑크 바탕의 흑백 인물 작품이 넉 점 출품되었는데 이 시리즈 역시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로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서 많은 정성을 쏟은 것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갤러리 밖까지 사람들을 줄 세우게 만든 원화 넉 점.

3년 리세일 금지에 사인하고 추첨을 통해 소장가를 찾아가는 키네의 원화 넉 점, 갤러리를 방문한 관람객들에게만 신청을 받는 탓에 줄이 기~일게 늘어서 있었던 것!

"Untitled" 2022

acrylic on canvas

652 x 530

¥2,200,000







이 작품들은 3년 전 카이카이키키 갤러리와 공동으로 발표한 판화 시리즈의 원화 작품들인데 이번 개인전에 전시가 되어있다. 아마도 비매품으로 걸리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동안 유일하게 인기가 높지 않던 키네의 이 판화 시리즈도 최근 조금씩 수요가 늘어 얼마 전 뉴이스트 옥션에서 발매가의 3배 정도에 낙찰이 되기도 했다.





인물이 없는 새로운 작품, 일러스트 정물화? 뭐라 불리던 키네는 일본화의 화풍을 자신의 일러스트 작품에 부지런히 접목을 시도하는 작가이다. 특히 이번 새로운 작품들 중 이 여백의 색을 사용한 작품들이 일본 전통 종이인 와지의 느낌을 살짝 불러와 서정적이고 차분해 보여 좋다.









아이폰 케이스며 에코백 등 키네의 아트 구즈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내가 전시를 보고 나갈 때 즈음에는 이 줄이 1층 계단까지 늘어서 갤러리 직원이 나서 대기자들을 안내하기도 했다.

이번에 후쿠오카를 찾은 주요 목적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후쿠오카 아트페어 AFAF를 참관하기 위해서인데, 이 번 키네의 개인전에 다녀오니 어째 주요 목적을 이미 달성한듯한 기분이 든다.


오후에 아트페어에 가면 이곳 키네의 개인전의 줄을 선 컬렉터들과는 달리, 컬렉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작품들이 줄을 서있을 텐데 누구는 살려고 안달이고 누구는 팔려고 안달인 미술 시장은 어찌 보면 강자만 살아남는 냉혹하고 처절한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나도 그림을 사기 위해 줄을 섰지만, 오늘은 미래의 키네가 될 수 있는 새끼 호랑이가 있나 열심히 눈알을 굴려볼 참이다.


이상 후쿠오카에서 열리고 있는 키네의 개인전 이야기.



https://cassette-f.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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