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오늘은 해외 미술 시장 소식입니다.
생존 화가 중 가장 부자라고 알려져 있는 영국의 현대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에 판화 닥치는 대로 찍어내서 240억 원의 매출고를 찍고 잔뜩 신이 나있던 그가 요즘 돈 빌리러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아트 블로거로 활동 중인 juninart 님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juninart 님 나와주시죠.
<도쿄> 안녕하세요. juninart입니다.
<서울> : 오래간만입니다. 오늘은 현대 미술계의 악동 데미안 허스트 이야기죠?
데미안 허스트 하면 살아생전 피카소처럼 엄청난 부를 이미 소유하고 있는 화가로 유명한데 돈을 빌리러 다닌다는 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도쿄> :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 긴급 지원금 1500만 파운드, 한화 약 230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합니다. 이 자금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서 3년 상환조건의 저이자 대출 프로그램인데 영국 언론에서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 데미안 허스트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형 작가인데 정당한 정부의 대출을 받은 것이 왜 논란이 되고 있나요?
<도쿄> : 정당한 대출이긴 합니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1천억 대의 자산가가 왜 정부 지원금을 쓰는가? 둘째는 그 대출 과정의 문제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해고에 관한 의문들입니다.
먼저 그의 자산 이야기입니다. 데미안 허스트의 자산은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판매되지 않은 680억 원 상당의 예술 작품을 비롯하여 광범위한 개조 공사를 거쳐 작년에 조용히 문을 연 런던 중심부 소호의 Beak Street에 있는 63억 원짜리 새 스튜디오, 그리고 Toddington Manor는 48억 원의 부동산 등 그의 자산과 토지의 가치는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재력가가 코로나 정부자금을 가져다 쓴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서울> : 아 부자네요.
그런데 위의 사진은 영국의 유명 여배우인 그의 여자 친구 Sophie Cannell네요.
올해 29살로 할아버지인 데미안과는 30살 나이 차이가 난다니 여친이 데미안을 부를 때 "아빠"라고 부르나요?
<도쿄> : '유명'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확히는 29살 나이 차가 나지요.
호칭은 알려진 게 없습니다만 아빠보다는 '파파'로 부를 가능성이 높겠죠.
하여간 논란의 원인으로 돌아가 보면 그 대출 과정도 시끄러운데요.
평소에도 데미안의 회사는 수상하고 복잡합니다. 그는 영국에 Science라는 자신의 작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회사와 주로 포스트모더니즘과 컨템퍼러리 작품들을 다른 작가들로부터 사들이고 있는 Prints and Editions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둘 회사의 실질적인 모회사는 영국의 독립 자치지역인 Jersey에 있는 Science Jersy인 것으로 알려져 세금 회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대출 과정에서 서로 간 대출 보증을 해주었는데요. 평소에도 이들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9년에 60억 원의 수익을 올린 Science(영국)의 주요 수익원은 총 330억 원에 달하는 Science Jersey 회사에 부과된 관리 수수료입니다. 재미난 건 얼마 전 데미안 허스트의 아들 Cassius도 이번 달에 두 회사의 이사로 임명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울> : 한국으로 따지면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을만한 일이네요. 정말 짜고 치는 고스톱이군요.
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고 논란도 전해주시죠.
<도쿄> : 네 데미안은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 이미 252명에서 175명으로 직원을 감원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팬데믹이 닥쳤을 때에는 "현금을 보존하고 비용 관리를 해야 하지만 고용을 유지하겠다"라고 말했지만 현재까지 몇 명이 해고되었는지는 확실하게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선례로 볼 때 고용 유지 약속이 지켜지고 있을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2018년에 이 영국 신사 예술가는 런던과 글로스터셔 스튜디오에서 약간의 손실을 이유로 주로 금융 및 IT 분야에서 일하는 50명의 직원을 해고하여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서울> : 야~ 이건 머 가지가지하는군요.
얼마 전 무지막지하게 판화를 찍어내고는 240억 원을 벌어 신이 났던 게 기억나는데 그 돈 다 어디다 쓰고 정부 지원금을 사용하는 걸까요?
<도쿄> : 머 남의 사생활이니 제가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자산을 운용하려면 그만큼 돈이 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울> : 아 그렇군요. 많은 세상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의례 안티도 나오고 잡음도 생겨나는 것은 예술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군요. 작가는 이번 스캔들에 관해 무어라 얘기하고 있나요?
<도쿄> : 네 그렇다고 예술가에게 성직자 같은 윤리의식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가 있겠죠.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안에서 결국 컬렉터들에게 작품으로 평가를 받게 되지 않을까요.
한편 작가는 이번 스캔들에 관하여 언급을 거부한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서울> : 네 잘 알았습니다.
juninart 님 아침부터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쿄> : 네 감사합니다. 마따네~
사진출처 - https://www.instagram.com/sophiiamber/?hl=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