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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May 16. 2021

데미안 허스트 - 판화요? 닥치는 대로 찍어 드립니다~


https://www.dazeddigital.com/art-photography/article/40530/1/damien-hirst-is-giving-away-free-art-on


올해 초 각종 SNS와 포털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미술 관련 요상한 광고가 부지런히 노출되었는데...


'판화 닥치는 대로 찍어 드립니다. 기간 한정 판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까짓것 가상화폐도 받습니다~'


다름 아닌 슈퍼스타 데미안 허스트 Damien Hirst의 벚꽃을 소재로 한 8점의 판화 작품 시리즈인 The Virtuse의 판매 광고였다.

올해 2월 25일~3월 3일까지 6일간 온라인을 통하여 무제한으로 받아들인 판화 주문에는 비트코인 Bitcoin과 이더리움 ETH의 가상화폐 Cryptocurrency까지 받아들이며 대대적인 광고로 69개국에서 약 4천 명의 컬렉터들을 모아 7,418장을 판매, 250억 원의 판화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기록이지만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2008년 한 해에만 소더비 Sotheby`s에서만 2200억 원어치의 거래가 있었을 정도의 한때 생존 최고의 아티스트가 하는 짓 치고는 조금 없어 보인다.


Damien Hirst / The Virtues / 2021 / 장당 2,000파운드


판화 마구마구 찍어드리는 친절한 이 서비스는 이번이 세 번째인데 첫 시리즈는 2020년 5월에 발표하여 약 23억 원 매상을 찍은  Butterfly Rainbow & Butterfly Heart이고 같은 해 12월의 Fruitful and Forever가 두 번째 시리즈로 약 50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두 번의 판매 수익은 모두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어린이들과 UK의 의료 단체에 기부되었다. 이때만 하여도 이 생소한 '선주문 후 생산의 무제한 판화 찍기' 방식의 판화 제작은 기부를 위한 것으로 여겨 저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슈퍼스타 작가가 판화를 무제한으로 제작하여 친필 사인까지 하고 수익액 전부를 기부한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여기까지 했으면 딱 좋았으련만,,,, 이번의 벚꽃 판화작품은 두번의 리허설을 끝낸 본방을 보는 느낌이다.



Butterfly Rainbow and Butterfly Heart 2020/사진 - https://www.instagram.com/hirst_archive/




Fruitful and Foreve 2020 / 사진 - https://www.instagram.com/hirst_archive/


판화의 매력은 에디션이 있어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에 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다는 것인데, 물론 이 에디션에도 희소성이라는 미술작품의 기본 가치가 있어야 소장도 재미가 있고 작품도 더 작품 다운 일.

아무리 친필 사인이 있다 하더라도 에디션을 무한대로 받아서 발표한 판화는 희소성이 없어 보이고 작품에 그다지 눈이 가지도 않는다.  데미안 허스트라는 이름값이 있는 스타는 스타인지라 이런 작품들도 여기저기 구석구석에서 리세일 및 옥션이 행해지고 있는데 작품 가격대가 너덜너덜하다. 이런 배경을 모르고 경매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는 초보 컬렉터들도 다수 있는듯하다.


데미안 허스트는 그동안 현대 미술계의 수많은  스캔들 메이커였다. 실제 9천 마리의 나비와 소, 상어 등을 자신의 작품 소재로 사용하여 많은 놀란을 일으켰고 유명한  표절 시비들까지 있었다. 머 이거야 예술가가 영혼을 불태우기 위한 숭고한 창작 활동이라고 치부한다 처도 무한정 기간 세일로 작품을 찍어내니  그의 작품이 점점 식상해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판화로 한방 땡기신 데미안 허스트는 이제 디지털 아트로 또 다른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를 땡기려는지 프로젝트명이 The currency이다. 이와 관련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5년간 준비한 1만여 점의 작품을 보물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그들은 곧 블록체인을 통해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연 ~~~ 어떤 디지털 작품이 나오게 될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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