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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Apr 22. 2021

가정보육은 현실 육아라고요. 맞습니다 맞고요

6살 63개월 딸아이는 가정보육 중

17년 전, 가정보육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맡겼기에 한글이나, 수학 그리고 영어만 체계적으로 했다. 그것도 가장 비싼 몬테소리 교재를 구입해 첫째가 하고 둘째가 했으니 나 혼자 전전긍긍하며 한글 떼기나 숫자 공부 등 하지 않아도 선생님이 오셔서 진도에 따라 아이에 따라 공부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아이는 유치원을 거부하고 있다. 거부하니 억지로 원에 보낼 수가 없다. 엄마가 귀찮다고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보낼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큰 아이를 키우며 4살 때 어린이집에 보냈다. 유치원이 있는 어린이집에..


조금 더 데리고 있을걸, 뭘 누리기 위해 일찍 보냈는지 지금은 후회한다. 더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늦둥이는  원할 때 보내려고 한다. 그때 당시, 몸과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축축 쳐지고 아팠다. 그 마음을 알아버린 큰아이는 원을 다녔다. 


엄마에게 황금 같은 시간 4시간 30분.

큰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은 낮잠을 재우지 않아 참 좋았다. 집에서 놀다 잠들어도 충분했기에.


큰아이 어린이집 생활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하겠다.


늦둥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싫은 일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아이이다. 큰아이는 속으로 삼키고 묵묵히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하는 아이라면 늦둥이는 예스와 노가 확실한 아이라서 유치원 '유'자만 꺼내도 기겁한다.


현재는 64개월째 가정보육 중이다.


6살이 되니 숫자도 궁금해하고 한글도 궁금해하는 아이를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아 이것저것 구입했다. 근데, 아이 혼자서 절대 하지 못하는 놀이었다. 엄마가 옆에서 놀아주며 공부해야 하는 교재였다.




교재
교재


혼자 했으며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건 엄마 착각일 뿐.

몇 분이라도 시간 내어 함께한다.





가정보육은 그야말로 현실 보육이다.




교재


각국 나라가 궁금해해 지구본을 구입했고

혼자 창의력을 길러보라고 블록도 구입하고 숫자 스티커를 구입해 여기저기 붙이며 숫자 익히기를 바랐다.


아직은 엄마와 함께라고 하니 함께 놀아주며 공부를 한다.




그림 그리기



요즘 그림을 그리면 엄마 배 속에 아기가 있는 그림을 그린다. 왜 아기를 그리냐고 물어보면 엄마 배가 뚱뚱해서 그린다고 한다. 웃픈이다. 


하루빨리 뱃살에서 탈출해야겠다.



그림 그리기, 블럭하기



혼자 블록 만들고 그림에 색칠도 한다. 친구나 동생이 있다면 몇 시간이라도 놀텐데. 오롯이 엄마와 노는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앞으로 사회 적응을 잘할지 걱정도 하지만 이내 적응 잘하는 게 인간인지라 걱정을 들어내기도 했다. 엄마의 불안심이 아이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블록 놀이


즐겁게 블록 놀이도 하고

장난감 놀이도 하지만 엄마와 노는 게 더 좋다고 한다.


장난감이 넘쳐나는데 이제는 학습할 수 있는 장난감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해야겠다.

24시간, 64개월 동안 가정 보육하다 보니 엄마는 지치지만 아이가 원할 때 해야 탈이 나지 않는다. 그걸 13년 전에 해봤기에 더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아이가 원할 때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맞벌이하는 부부라면 당연히 기관에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만 집에 하루 종일 있는 가정주부라면 아이가 원할 때 보내야 적응도 잘하고 더 많은 것들을 흡수한다. 두 아이를 일찍 보내면서 부작용을 경험했기에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모든 것은 장단점이 존재하니깐, 우리 아이의 기질을 알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늦게 보냄으로써 모든 것들이 낯설겠지만 적응은 쉽사리 할 거라 생각한다. 내년에는 유치원을 꼭 가기를 바라며,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그 필도 24시간 육아를 하며 엄마 일을 묵묵히 해나 갈 것이다. 


이마저 참 고맙고 감사하니까...


여유는 없지만 

엄마 생활은 없지만

엄마 시간은 없지만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충만한 사랑과 추억을 가득 쌓기를 바라며, 즐기고 또 즐긴다.


오늘도 가정보육하며 현실 육아에 무게를 느끼지만 무게가 무겁지 않도록 슬기롭게 현실 육아를 만들어가자. 


너와 나

슬기로운 현실 육아를 즐기며 실천하자.


너와 나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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