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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May 15. 2021

절실해서 했다는 윤여정한마디가내 인생과 닮은꼴

나도 절실해서 글을 썼다





지난달 윤여정 선생님 오스카상으로 인해 전 국민들이 들썩였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저기 윤여정 선생님 어록들로 글을 발행하는 작가님들도 많았다.

사실, 윤여정 선생님이 나오는 예능이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로서 내가 왜? 윤여정 선생님 말에 귀를 기울이는지 이번 계기로 알게 되었다.


예능이든 드라마든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였다. 카메라 넘어 그 사람을 들여다보는 나지만 카메라 넘어서도 그 사람의 진심과 절실함이 보인다. 


'꽃보다 할배'부터 최근 '윤 스테이'까지 시청하며 윤여정 선생님의 삶을 그대로 볼 수 있어 '윤여정' 출연이라는 글만 보면 시청하게 되었다. 그분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과 뇌리에 박혔다. 


"내가 70살이라는 걸 처음 겪잖아요. 70살이 어떤 삶으로 살아가는지 모르지만 다가오는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동안 살아온 삶 바탕으로 가장 현명한 방법을 선택할 거예요. 그게 70살을 맞이하며 살아가는 거 아닐까요."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래! 맞아. 나도 마흔을 처음 경험하잖아. 완벽은 없어. 다가오는 일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그때그때 대처하면 되는 거야. 완벽은 존재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답이 있는 건 아니잖아. 그 당시 그게 최선이고 정답이면 행동하면 되는 거고.. 시간이 지나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나를 비난하거나 비판할 필요 없는 거잖아. 마흔이라는 나이가 처음이고 다가오는 일도 처음이잖아. 그래! 잘했어! 그때는 최선이었고 현명한 방법이자 슬기롭게 해결한 일이야!' 수만 가지 생각들이 가지치기를 하며 뻗어나갔다. 

케이블 채널에서 나온 '꽃보다 할배' 윤여정 어록이다.


마음 깊은 곳에 새기며 글로 풀어야지 했다. 그러나, 오스카 상을 받으며 기자회견시 내 가슴을 후벼 파는 한마디가 있었다.


"나중에는 절실해야 된다는 걸 알았어요. 그냥 편안한데 내가 연기를 좋아해서 하고 그러는 거하고. 좋아도 해야 되겠지만 저는 절실해서 했거든요. 왜냐하면 정말 먹고살려고 했기 때문에 대본이 저한테는 성경 같았기 때문에"


기사회견을 티브이를 통해 듣다 내가 가장 아끼는 말이 나와 순간 심장이 멈추다 곧장 곤두박 치듯 뛰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이 시간에 글을 쓰고 누군가의 말을 귀담아듣고 내 인생과 삶에 연관 짓는 습관은 바로 '간절함'과 '절실함' 있었다.


간절하고 절박했기에 절실함으로 다가왔다.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병마를 이기기 위해 내 마음을 알아야 했고 친정살이를 하며 별거 1년을 했다. 점점 내 마음은 '너를 위해 살아야 한다.' '누군가의 삶에서 나와야 살 수 있다' 한 번인 인생 너를 위해 살기를 간절히 원했다. 별거 1년은 정말 간절함이 있었다. 혼자 살아온 엄마는 함께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 힘겨워했다. 일반인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엄마. 새벽에 들어와 해가 중천이 뜰 때까지 잠을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밥 한술 먹고 일 하려 가는 삶에서 우리 모녀가 끼어들었던 것이다.


두번의 결혼을 한 이유는 부모 삶 속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이 모두 실패로 다가왔지만, 두 번째 실패는 실패하지 않으려고 천정살이 하며 굳건하게 마음을 다졌다. 


'그래 절실하면 분명 내가 원하는 길이 보일 거야!' 그렇게 현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마음속에 절실함이 없다면 정말 지금 상황 속에 안주하며 살았을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모르고 한평생 살아갔을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남편과 조금 더 나은 결혼생활을 위해 상처 입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안아주며 위로했던 시간들은 절실했기에 가능했다. 첫 결혼 실패를 했을 때 '와! 세상을 너무 모르고 살고 있었네. 남자 그늘에 파묻혀 힘든 일을 피하려고 나를 숨기고 살았구나! 절실함 없이 시간만 가기를 바랐구나! 나는 어디에 있는 거지! 나는 누구지! 아바타처럼 살아온 삶에서 이제는 내가 나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설레면서 한편으로는 무섭고 두려웠다.


그렇지만, 절실함이 있었기에 무서움도 두려움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먹고살기 위해, 아이를 위해 그 뒤에는 나를 위해 절실함과 간절함으로 글을 쓰고 또 쓰며 꿈을 이뤄보려고 한다.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바로 글쓰기라는 걸,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재미가 이토록 즐거울 수 없다. 절실함이 선사한 선물.. 꿈이 결핍을 치료했다.


윤여정 선생님 말과 내가 닮은 점.. 절실해야 한다는 거. 고로 먹고살기 위해 절실했다는 거, 절실했기에 노력하고 인생 최고의 날을 맞이 했다는 걸 기억하며 내면에 절실함이 뭔지 알아가는 하루가 된다.


윤여정 선생님은 최고보다 최중으로 살아가자고 말했지만 인생은 최고와 꼴찌가 존재하기에 최중이 가장 어렵다고 말하고 싶다. 내 인생을 들여다보면 최고에서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꼴찌인 낭떨어지로 추락했다. 꼴찌에서 삶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며 다시 최고의 고지에 이르는 것은 절실함이 없어서는 안 되고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잘 안다. 최고로 향하는 길이 어려워 중도에 포기한 인생을 낙오자라고 하지만 나는 다르게 해석한다. 또 다른 최고를 향해 잠시 쉼을 선택한 거라고 말하고 싶다. 


최고의 단어가 무겁게 다가오지만 내 인생에서 최고가 뭔지 안다면 결코, 어렵고 무거운 단어가 아닐 것이다.


윤여정 선생님의 주옥같은 한마디 한마디.

인생을 나보다 30년 더 살아온 인생선배에게 많은 것을 깨달았다. 나이는 헛으로 먹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자! 


누구나 헛으로 나이를 먹지 않고 그 삶에 멋진 인생 혁명이 존재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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