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빈 작가 Jul 21. 2021

궤양성 대장염여름 나기

다른 계절보다 여름이 힘든 나에게

제법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름만 다가오면 복통은 다른 계절보다 빈번하게 생긴다. 아랫배는 한 여름이든 한 겨울이든 냉하다. 몸안에서는 열이 나서 덥다고 아우성치지만 몸안과 밖은 다르게 반응하는 양상이 투병하면서 항상 일어났다.


더워서 에어컨은 불가피 한데 아랫배는 차갑다. 차가움이 지속되면 화장실 가는 일이 빈번해진다. 이제는 아픈 몸을 내팽개치지 않고 아픈 몸을 꼭 끌어안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귀를 기울인다.


아랫배는 다른 곳보다 차갑다. 에어컨을 틀고 있지만 아랫배는 뜨끈한 찜질을 한다. 아니면 아랫배만 핫팩을 붙이고 입에는 아이스크림을 한 아름 물며 여름을 나기도 한다.


머리에서는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히고 입안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진다. 그리고 아랫배는 뜨끈뜨끈한 체온이 느껴진다.


덥지만 어쩌겠는가? 내 몸은 내 아랫배는 따뜻한 것을 원하는 걸.


환우들이라면 이 글에 공감할 것이다. 겨울보다 여름 나기가 가장 힘겹다는 걸. 그래서 최선을 다해 복통과 설사가 유발되지 않도록, 스트레스는 최대한 낮추고 생활을 즐기도록 그러면서 원하는 것만 찾아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방법은 없다. 내 몸을 내가 잘 알아야 재발도 병마도 깊어지지 않는다.


사실, 나는 관해기라서 이것저것 먹으면서 미세한 통증을 알아차리고 먹던 음식을 멈추고 최소한 소화 잘 되는 음식으로 먹으면 된다. 몸 반응을 알아차리기까지 많이 헤매었고 많이 아팠다.


이제는 아픔을 반복하기 싫어 몸 반응을 유심히 살피는 것이 내가 앞으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비결이다. 


따듯한 찜질팩은 복통이 일어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나 궤양성 대장염 투병 중인 환우라면 꼭 해야 한다.


그래야 복통도 설사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중복이 지나면 말복이 지나가겠지만, 그 후로 한여름보다는 더위가 한풀 꺾지 않을까 기대하며 끊임없이 아픈 배를 보호하고 살핀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래를 사랑하는 자들만의 행복한 표정. 나도 닮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