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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Dec 04. 2021

감정 일기로 멋진 엄마로 성장 중

싱글맘 이야기


내가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과정을 조금씩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일기 말고 또 다른 일기로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일기는 하루 있었던 일을 기록한다면 또 다른 일기 즉, 감정 일기는 하루 있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감정을 끌어내어 그 감정의 실체를 파헤치는 작업이다.



처음에는 약간 두려워 미루었다 최근에 시작했다. 이 순간 드는 감정을 솔직하게 그리고 진실로 받아들이고 싶다는 간절함에서 시작되었다.



홀로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내 감정을 내가 알아차려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자 마음이다.


내 감정을 나도 모르는데 아이 감정을 어떻게 읽겠냐는 생각으로 감정 노트에 감정 일기를 적게 되었다.



블로거인 강현순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신청을 했고 다운을 받아 프린터 했다. 그 후로 매일 내 감정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힘들지만 그렇다고 못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시작한 감정 일기는 그 감정을 알아가기 찰떡이었다.



여행하는 날에는 잠시 내려놓지만, 가장 괴로운 감정이거나 가장 행복한 감정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생겨 나름 뿌듯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시간에 엄마인 나는 홀로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50분 수업을 하면 50분은 나만의 시간이 된다. 어제는 40분 수업, 오늘은 50분 시간을 확보한 셈이다.



지금 내 감정은 흐뭇하고 충만하다. 아이는 아이만의 세상에서 나는 나만의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하고픈 일을 하고 있으니까.



감정 일기는 약간의 수치심도 들지만, 그렇다고 그 수치심을 가지고 한평생 살지 말자고 다짐했다. 수치심은 곧 나를 아프게 만들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가지고 있던 수치심은 나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라서 이제는 억지로 부정하며 밀어내지 않는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인지하며


겸허하게 내려놓는다.



6년 만의 문화센터 활동에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면 참 뿌듯하다.



엄마는 마음을 성장하고


아이는 몸과 마음을 성장하는 이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이쁜 발레복을 입고 친구와 언니들을 바라보며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아이가 참 대견스럽다.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의 실체가 드러날 때마다 다독이며 '참 잘하고 있어' 참 대견해' 스스로 위로하고 칭찬한다.



내가 내 안에 숨어 있는 감정을 알아갈 때마다 아이는 더없이 해맑게 웃고 있다.




감정일기










아이가 다른 사람 시선에 눈치를 보며 얼어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그 모습이 나의 어린 시절 모습 같아 놀랐다.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여기서 하면 돼' 그 한마디에 다른 것도 보지 않고 석고처럼 굳어 가만히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친구들은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고 말을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선생님 말, 어른들 말을 어기면 안 된다는 강한 신념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그 신념을 알게 된 건 바로 오늘 아이가 발레 수업을 듣기 위해 발레복을 갈아입고 강의실에 있을 때였다.



휴대폰을 가지러 탈의실에 들어간 사이 아이와 선생님의 교류가 이어졌고 아이는 매트 앞에 석고처럼 굳어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마음이 아팠다.



곧이어 "왜 그렇게 서 있는 거야! 매트 위에 앉아도 돼"라는 말을 했지만 아이는 미동조차 없었다. 그 모습을 보던 선생님은 "앉아도 되는데.. 매트 위에 앉아서 친구들을 기다려도 되고 엄마와 있다 들어와도 되어요" 선생님 입에서 말이 나오자마자 매트 위에 앉는 아이였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 자세로 허리를 펴고 다리를 쭉 뻗어 그대로 앉은 모습에 또 얼얼한 마음이 보였다.



"세연아! 지금은 그렇게 앉지 않아도 돼.. 수업하면 선생님이 이렇게 앉아 보세요 말하면 이 자세로 앉으면 돼. 불편하면 세연이가 앉고 싶은 대로 앉아도 된단다."



아이는 주위 눈치를 쓰윽 보더니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떨리고 힘들겠지만 떨리고 설레는 그 삶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리라 믿는다.



하고픈 대로 하면 된다는 걸 꾸준히 말하고 알려줘야 하고 의견이 있거나 질문이 생기면 선생님이나 어른에게 꼭 질문하고 물어보라는 말을 매일 놀이 삼아 알려주어야 할 거 같다.



어제도 오늘도 아이는 주위 사람들 눈치만 볼뿐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혼잣말로만 했다는 미술 선생님 말에 심장이 내려앉았다. 나에게도 혼잣말로 자신의 속마음을 빙 둘러말할 때가 있어 자신이 원하는 말을 정확하게 말해 달라고 요구한 그 말이 아이는 안 되나 보다.



'요구' '요청'을 해야만 한다는 말에 아이는 힘들어한다. 나 역시 요구와 요청을 하지 못하고 자란 사람이라 아이와 내가 배워가며 요청해 볼 생각이다. 요구도 할 생각이다. 엄마인 내가 변하고 고쳐나가면 아이도 조금씩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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