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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Dec 23. 2021

궤양성 대장염으로 티브이 출연하다

아픈 몸으로 마케팅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했다. 작년 봄 이후로 섭외는 들어왔지만, 촬영까지 이어지지 않아 답답했다. 답답하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단념하며 하루를 열심히 살았다.


버티다 무너지기를 수십 번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고 스릴도 있었다.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헤쳐온 날들이 있었기에 올해 연말엔 방송 출연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처음 채널A에서 섭외가 왔을 때는 브런치였다. 그러나 여러 방송국에 출연한 이력이 있어 불발이 되었고 포기할 때 채널A에서 또 다른 작가의 섭외가 왔다. 이번에도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강하게 아니라며 불발되는 이유를 꼼꼼히 설명해 작가 말에 출연을 흔쾌히 허락을 했다. 


방송은 지난주 12월 18일 토요일 오전 11시에 채널A 닥터 지바고에 방송이 전파되었다. 영상은 저작권으로 업로드할 수 없지만 캡처한 사진으로 만족하려 한다.


내 돈 내산 영상도 있지만 혹여 저작권으로 신고가 들어오지 않을까 겁이 나서 컴퓨터와 폰에 고이 저장되어있다.


오전 티브이는 보지 않아 닥터지바고라는 프로가 있는 줄 몰랐다. 내가 출연하니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궤양성 대장염으로 티브이 출연하는 좋은 내가 되어 요즘 아픈 나를 자랑스러워한다.

아이와 함께 촬영하니 더 의미가 깊다.






10년째 앓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

몇 개월 전 재발한 궤양성 대장염. 식단부터 정신적인 심리까지 좌우하는 이 병은 스트레스도 적당히 받아야 하며 먹거리도 잘 조절해야 한다.


그렇다고 매운 음식을 완전히 피하고 짠 음식 섭취를 배제하지는 않는다. 먹거리에서 스트레스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생 야채는 가스 배출이 되지 않아 생 야채 식단은 가급적 피하고 익히거나 쪄서 먹는 편이다. 만약 '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다음날 그대로 배출이 되는 아주 정확한 대장을 가지고 있다.


며칠 전에는 사과를 생으로 먹었는데 다음날 그대로 배출이 되었다. 소화가 되지 않은 상태였고 대장에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단단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데 이건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을 찾아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현재 관해기라 정상인처럼 뭐든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회나 생야채만 피하고 질긴 음식을 피하는 편이다.


이것만 피하면 소화는 제법 잘 되고 아프지도 않다. 내가 나를 알아야 몸 반응도 잘 알 수 있다.


촬영하기 전 먹었던 음식은 버섯볶음과 찐 양배추, 숙주 무침으로 한 끼를 완성했다. 국은 잘 먹지 않은 편이지만 아이가 국을 좋아해 늘 아이가 먹는 국으로 먹게 된다. 





외식은 거의 하지 않은 편은 맞다. 바깥 음식은 늘 소화가 되지 않고 부담감이 가장 크다. 만약 외식을 하게 되면 소화가 잘 되는 샤브나 된장찌개 종류로 섭취한다.


아이 역시 자신이 먹어야 할 음식이 정해져 있어 외식은 거의 하지 않은 편이다. 밀가루 음식도 소화가 되지 않는다. 이건 대장이 아프면 더 심하다. 그래서 라면이나 자장면 칼국수는 아이가 원할 때 먹게 된다.


너무 가리면 오히려 독이 되는 나를 알기에 적당히 섭취할 거는 섭취하고 배제할 거는 배제하는 노하우가 있다.


특별히 섭취해야 할 음식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짜되 틈틈이 고기도 먹어주고 외식도 한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덜 받기 때문이다.


지금은 재발했고 회복하는 단계라 조심하고 있다. 그래야만 하고..






이렇게 촬영을 하면서 가장 심각할 때 재연을 했다. 코앞인 바깥으로 나가더라도 준비물이 많다. 물티슈는 기본이고 여벌 옷은 필수였다. 언제 어떨 때 복통이 올지 모르고 언제 변의가 느낄지 모르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노심초사하며 외출을 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였던 10년 전 과거를 재연했다.


심한 환우는 간이 변기통을 준비해 다니는 것도 봤으니까. 일단 나는 나가면 화장실 위치를 파악하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다.


염증이 생기면 열이 올라 해열제도 준비한다. 그리고 혹시 모를 일을 방지하기 위해 약도 챙기는 것이 일싱이었다. 정말 아프면 외출도 할 수 없다. 복통은 출산 고통보다 수십 배의 고통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촬영은 3시간 만에 끝이 났지만 너무 즐거운 촬영이었다. 지금도 예전에도 유산균은 필수다. 정상인들도 먹어야 할 유산균.


아이도 먹는 날과 안 먹은 날은 확연히 변상태가 다르다.


여러 번 촬영한 경험으로 촬영은 일사천리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이 나름 뿌듯했다. 산만한 우리 집.

그러나 어째겠는가? 살림이 많고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어쩔 수 없는 집안 꼴이다.


이런 것들이 부끄러웠다면 섭외도 거부했을 것이고 내 병을 알리지도 못했을 듯하다.




나의 솔루션 처방은 도마뱀 운동과 유산균을 처방해주었다.

배우 강우석 님이 내 이름을 방송에서 불러주니 너무 행복했다. 이런 영광이 또 어디 있겠는가?


아이와 나는 촬영으로 추억이 꽤 크다.


아이와 함께 또는 친정엄마와 나, 아이가 함께 한 촬영은 꽤 힘들었지만 추억이 더 크다는 걸 깨닫는다.

이제는 다른 목표가 생겼다. 잡지사 인터뷰로..

언론사 인터뷰로.. 폭넓게 나라는 존재를 알리고 싶다.


여러 방송사에서 내가 출연했기에 이제는 섭외 범위가 줄어들어 아쉽다.

처음엔 SBS PLUS 김수미 밥은 먹고 다니냐로 시작해 JTBC 다큐플러스, SBS 그린 라이트, 채널A 닥터지바고까지.. 남은 채널은 확 줄어들었다.


MBC, KBS, TV조선, MBN, EBS만 남았다. 과연 다음에는 어느 채널에서 섭외가 올까? 


미래를 기다려본다.

대장은 우리 면역체계를 관여하는 건 확실하다. 소화기이기에 소화가 되지 않으면 몸은 아파온다. 

그러니 건강하더라도 대장의 건강을 지키고 더 관리해야 한다.


가급적 소화가 잘 되는 음식과 운동, 그리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을 구축해야 한다.

나 역시 대장을 위해 운동도 쉼 없이 하고 스트레스받더라도 적당하게 받으려고 노력하고 음식은 나에게 맞는 음식 위주로 먹되 단백질인 육고기도 먹어주면 된다.


적당한 채소 섭취는 기본이다.


병든 내가 건강 채널에 방송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않았다. 내 병이 그저 수치스러웠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 암담한 나날들을 보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관해기라는 단어 앞에서 나를 조금 더 알아차리기로 했고 나를 먼저 알아가는 과정이 한 몫한 듯하다. 관해기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먹는 것도 열심히 섭취했다. 거기에 건강보조식품도 함께.


나에게 맞는 음식과 운동을 찾아 올 겨울과 내년을 위해 건강한 삶을 지속할 것이다.




우리 집 베란다에서 보이는 뷰.

공장 뷰라고 해야 하나? 나름 괜찮은 동네. 어릴 때부터 살아온 동네라 정이 든 동네다.


올해 마지막 촬영을 기록하며 내년의 미래를 점치고 계획을 세우며 운이 들어오도록 준비하면 된다. 나는 내 미래가 참 기대된다. 조금 더 나를 위해 나만의 음식 한 가지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운동은 스트레칭이자 요가인 개구리 자세만으로도 대장이 편안해한다.


솔루션에서 알려 준 도마뱀 자세 요가도 추가해본다. 

나의 상담, 속 시원하게 풀어준 채널A 닥터 지바고 프로그램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대장은 지켜야 무병장수 할 수 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챙겨야 한다.

아프면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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