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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Mar 23. 2022

2022년 가계부를 쓰게 되었다

엄마 에세이

나에게 가계부 쓰기란? 머릿속이 복잡해서 간결하지 못한 뇌를 가진 나는 가계부를 쓰는 것이 힘겨웠다. 바로 완벽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1원조차 허용하지 않았던 회사생활. 회사에서 총괄 총무와 경리 업무를 10년 해온 습관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큰 기업체의 경리 업무만 머릿속에 남아 작고 작은 사회 공동체인 가정의 경제를 체계적으로 쓰기란 어려웠다.


재무제표를 작성하듯, 회계사무소에 서류를 보내듯 가계부를 기입하다 보니 진득하게 가계부를 오래 쓰지 못했다. 결국 포기했다. 지출은 기록하지 않아도 똑같다고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만 사용하니 가계부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마음 한 구석엔 나도 나만의 방식대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가계부를 썼지만 두 달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 연도에는 일 년을 채우리라 다짐하며 작년 연말에 나만의 방식대로 가계부를 쓰며 체계적으로 해보고 있다.


매달 들어오는 수입으로 고정지출, 생활비, 비상금 통장 세 개를 나누었다. 고정 지출과 생활비 지출 그리고 비상금으로 통장을 나누었고 매주 예산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가계부에 적응하고 있다.


2022년 가계부


매일 1만 5천 원 한도 내에서 식비 지출을 예산을 잡고 일주일 10만 5천 원을 생활비 통장으로 이체가 된다. 통장을 세부화 하려고 하니 새 통장 발급이 어려워 현재 소지한 카드와 통장으로 분리했다.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과 각종 공과금 이체를 고정 지출 통장, 매일 식비로 지출하는 통장을 생활비 통장에 연동했고 체크카드만 사용을 했다. 일주일 식비를 정산하고 남은 예산은 비상금 통장으로 이체한다.


여기까지가 현 가계부 세분화한 상태다. 그리고 일 년에 한두 번 지출하는 비용을 예산을 짜고 12개월 나누어 예비비 통장에 이체를 하면 내년 이맘때는 비상금 통장에서 명절 용돈이며 자동차세, 여행경비 등을 쓸 수 있을 듯하다.


통장이 예전처럼 쉽게 발급이 된다면 여행 통장, 투자통장 등 나눌 수 있을 텐데 이 부분이 아쉽다.


계속 가계부를 쓰다 보면 나만의 노하우가 생길 거 같고 그 노하우로 조금 더 절약하는 습관이 들어 삶이 더 여유로워질 거 같다. 내년에는 부동산 투자 계획 중이다. 투자를 해서 노후에는 월세 받고 살아가는 삶을 상상한다.


고정 수입 말고 생각지도 못한 수입이 생길 때는 따로 보관해서 통장에 잔고가 쌓이는 모습에 의욕이 생길 것이다.  고정수입 외 예상치 못한 수입은 손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 집 마련하는 그날까지 절약하고 꼭 필요한 부분에만 지출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직은 우왕좌왕하며 가계부를 기록하지만 어느 날 체계화된 가계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매일 일만 오천 원으로 충분히 장 볼 수 있다는 것이 희망을 주었고 지출이 없는 날은 나 자신이 대견스럽다. 커가는 아이를 둔 엄마라면 하루 일만 오천 원이 부족할 때도 있지만 무지출 있는 예상금액으로 충당한다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연말에는 성공한 가계부를 자랑하는 모습을 그리며 매일 기록한다. 기록해야만 반성을 할 것이고 다짐을 하게 되니까. 오늘은 예상금액을 넘겼다. 하지만 불필요한 소비가 아닌 필요한 소비인 장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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