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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Feb 11. 2022

닫힌 문을 두들겨라 그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엄마 에세이

홀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어떨 때는 벅차기도 하고 어떨 때는 기쁘기도 하다. 부부로 살면서 육아는 오롯이 엄마인 내가 담당했지만, 힘이 부칠 때는 아이 아빠의 힘을 빌려서 몰아 숨 쉴 수 있었다. 


근데 지금은 몰아 숨을 쉴 수가 없다. 틈틈이 부지런히 숨을 쉬어야 앞으로 걸어갈 수 있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배우고 싶은 욕구가 넘쳐나는 시기다. 한 부모 가정이다 보니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혜택이 많다.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습득하며 배우는 과정을 거치는 요즘이다.


일단, 아이에게 지원되는 혜택을 보면 유아이다 보니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아이 나이에 맞게 지원이 되고 혜택이 주어져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최하는 스포츠 강좌 혜택이 주어졌다.


딸아이라서 그런지 내가 배우지 못한 것들을 모조리 배우려고 한다. 처음에는 미술을 배우겠다고 하더니 미술을 배우면서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선포를 했다. 집 근처 피아노 학원을 알아보다 운 좋게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피아노 학원까지 다니면서도 갈증이 해소가 되지 않았는지 아이는 발레를 다니겠다고 선포를 했다.


결국, 토요일까지 아이의 스케줄이 잡혔고 엄마인 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주 1회 발레 수업이 아쉬운 아이는 주 2회 수업을 듣겠다는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혜택으로 발레 주 2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뜻이 있으면 언제나 길은 열리는 거 같다.


살림하랴, 육아하랴, 내 몸 돌보랴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요즘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면 더욱더 바빠질 거 같아 틈틈이 운동을 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채워 줄 거 같고 나 또한 원하는 것을 찾아 할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난 지 6년 동안 친구 교류가 없던 아이는 최근에는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주 5일 피아노 학원에서 언니와의 만남이 좋고 오빠와 또래 친구를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주 1회 미술 역시 자신이 원하는 그림과 만들기를 원 없이 해서 좋고 주 1회 발레 역시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하니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벌떡 일어난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에너지가 있는 거 같다. 아이를 보며 많이 배운다. 나 또한 배우고 싶은 공부가 많았지만 가정환경으로 말 못 했던 나를 아이를 통해 배우고 있다.


"엄마는 나중에 피아노 배울 거야. 먼 훗날 너와 나 대결하자"라든지 "봄에는 운전학원 다닐 거야. 여니가 유치원 가면 부지런히 면허증 따서 대중교통이 아닌 편안하게 엄마 차로 다니자" 또는 "엄마는 카페를 차릴 거야. 여니가 없는 시간에 바리스타 자격증 딸 거야" 라며 올해 목표들을 줄줄이 읊어댄다. 


엄마 소리에 귀 기울이던 아이는 좋다고 손뼉을 친다. 싱글맘이라서 더 행복한 오늘, 어려운 일들이 산재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하나를 배우며 슬기롭게 하루를 보내본다. 하루의 성공은 미루었던 스포츠 강좌 등록으로 오늘 성공은 완료한 셈이다. 


나와 아이의 일뿐만이 아니라 친정엄마 일, 동생 일 등 전전긍긍하는 그들 모습에 안타까워 약간의 힌트를 주고 해보라고 한다.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친정엄마와 동생 부부. 성격이 급한 나는 늘 내가 총대를 매고 일을 해결하려고 든다. 나와 아이의 앞날도 까마득한데 그들은 구원의 손길만 기다려 오늘도 난 어깨가 무겁다.


그들이 알아서 챙길 건 챙기고 버릴 건 버리는 행동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오늘도 나와 아이의 일뿐만 아니라 전전긍긍하는 동생 부부 일을 해결함으로써 내가 가지고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어깨를 토닥여본다.


그대들이여 알아서 발품 손품 팔아 보아라. 두들기면 문은 열린다. 두들기지 못하니 문은 닫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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