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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Mar 06. 2022

오미크론 후유증은 감기보다 심하다

엄마 에세이


확진이 되고 자가격리 해제된 지 일주일이다. 회복이 더디다. 회복이 더딘 것이 바로 후유증이라고 한다. 정보 투성이인 요즘 시대. 여기저기 글을 검색해서 읽기도 하고 듣기도 했는데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모두가 후유증이었다. 일면식이 없던 어떤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았다. "간과 폐를 잘 살펴보세요. 아마 기능이 약해진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사실 이 말을 믿지 않았다. 다 좋아지고 있고 회복되는 단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 말이 조금씩 맞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일단, 오미크론 후유증은 바로 이러했다. 기침과 가래 증상, 숨이참, 머리가 멍해짐, 어지러움, 두통, 기억력 집중력 저하, 만성피로, 의욕 저하, 체력 저하, 설사,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 다양했다. 나에게 몇 가지가 후유증으로 드러났다. 기침과 가래는 점점 심해져서 기침하면 가래가 올라오는 현상과 재치기가 심해져 재치기를 하면 누런 가래가 뱉어졌다. 기침은 쉴 새 없이 하다 보니 외출을 하면 주위 눈치가 보여 가급적 외출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숨이참은 조금만 걸었는데도 불구하고 헉헉댄다. 운동 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운동 부족이 아니었다. 아이 역시 조금만 걸으면 숨이 차다며 걷기 싫다고 했다. 두통과 만성피로가 보였다. 두통이 심해져 두통약을 하루에 두 알씩 먹으며 견뎠다. 처음에는 두통이 왜 일어나는지 알지 못했다. 근데 이게 오미크론 후유증이었다. 체력 저하와 없던 불안감이 알게 모르게 생겼다.


혹시, 또 걸리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생겨 외출이 어렵다. 한 번 겪고 나니 두려운 그 무엇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너무 아팠고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코로나를 피하고 싶다. 설사는 내가 앓고 있는 병이 설사를 유발하는 병이라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주일 전부터 이유 없는 설사로 화장을 두세 번을 다니게 되었다. 먹었다면 복통이 유발되었고 화장실을 가야만 했다. 이건 내가 앓고 있는 병이 유발하는 것이 아닌 오미크론 후유증의 일부분이었다고 하니 괜히 안심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크게 나타난 후유증은 바로 불면증이었다. 아픈 이후로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체력이 저하되어 힘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 카페인은 독이 될 거 같아 마시지 않았다. 그러나 갑자기 불면증이 찾아왔다. 이 불면증은 확진이 된 후 4일째 되던 날 찾아왔다. 멍한 상태에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잠을 쉽게 들지 못했다. 눈은 피곤한데 머릿속은 잠이 오지 않은 상태였다. 가장 힘든 부분이 불면증이다. 눈을 감으면 잠은커녕 기침과 가래로 인해 잠을 잘 수 없었고 그러다 잠을 놓쳐 몇 시간을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다.


이 생활을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고 그렇다고 그동안 했던 일을 할 수 있는 체력이 아니어서 일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눕고만 싶었다. 무기력이 찾아왔구나를 깨달은 것이 바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였다. 먹으면 복통으로 화장실을 빈번하게 찾아야 했고 입맛과 밥맛은 아직 찾지 못했다. 미각과 후각 손실로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입맛과 밥맛은 더 없는 거 같다. 한 달이 지나야 제자리로 돌아온다는데 이것 또한 시간이 약이고 세월이 해결해 준다는 뜻일 것이다. 현재는 힘없는 상태에서 나와 약속한 일을 열심히 마무리 짓고 있다. 2주 전 했던 모든 일을 다 하지 못하지만 한 가지라도 성공했다며 스스로에 칭찬한다. 어서 회복해서 예전 나로 돌아가고 싶다. 곧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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