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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Mar 21. 2022

로또 4등 당첨되었던 그날은 세상을 다 얻은 거 같았다

엄마 에세이

2017년 대박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좋은 꿈을 꿀 때마다 로또를 사라는 주위의 권유에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 될 무렵부터 아이를 업고 로또 판매하는 곳을 찾았다. 그때 꾼 꿈이 뭔지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꾼 꿈이 좋았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꿈을 꿔서 대박 날 거 같았다. 남동생은 꿈 이야기를 듣더니 좋은 꿈을 꾸고 나면 한 달 이상 로또를 구입하라고 했다. 그리하여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다고 아이와 바깥공기를 마실 겸 로또를 구입했다. 동생말을 믿고 행동에 옮겼다.


매일 천 원에서 이천 원 정도 구입했고 연금복권 등 다양하게 구입했다. 뭐든 노력해야 하고 끈기가 있어야 결과를 볼 수 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아이와 함께 로또를 구입했고 눈이 와도 다녔다. 여름이라고 포기하지 않았다. 땀 흘리며 로또를 구입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다녔을까 생각해보며 그 당시 절박함이 있었다. 그래서 좋은 꿈, 대박 꿈을 꾸고 나면 한 달가량 복권을 구입한 거 같다.


무엇이 되었든 정성이 있어야 뭐든 이루어낸다는 걸 알았다.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되었을 무렵, 로또 번호를 맞추려는 그때 가슴이 뛰었다. 설렌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손이 떨렸다. 숫자를 놓칠까 봐 천천히 보며 번호를 맞추었다. 6 숫자 중 4개가 맞다는 걸 확인하고 전율이 흘렸다. 나머지 두 개의 숫자는 한 숫자씩 밀려있었다. 맞지 않은 숫자를 보니 안타까웠다. 자동으로 발급한 로또가 3등이 되었고 그때 가능성을 보았다. 꿈은 확실히 맞다는 걸 말이다.


아무에게 말하지 않고 아이를 업고 로또가게를 찾았다. 주인분은 숫자를 확인하고는 우렁찬 음악을 틀어주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로또 숫자가 맞으면 자동적으로 컴퓨터에서 음악이 나왔던 거 같다. 축하한다는 내용과 3등이라는 말이 나왔고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주인은 '축하합니다'말과 함께 5만 원 지폐를 주셨고 나는 소중히 받았다. 받은 5만 원으로 로또를 만원치 사들고 집으로 귀가했던 기억이 난다. 만약 내가 1등이라면 어떤 모습으로 있었을까라는 상상을 했다.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을 것이고 누구라도 붙들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로또 1등 당첨이 되는 날은 벅찬 기분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듯하다.


로또 3등이 되고 나니 1등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좋은 꿈을 꾸고 나면 해몽을 해본다. 혹여라도 좋은 꿈을 놓치고 운의 때를 놓친 건 아닌지 점검한다. 오래전부터 내가 꾼 꿈이 가정에 풍파가 오던지 아니면 삶의 행복을 주던지 했다. 로또를 산 그때 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말 좋은 꿈이라서 열심히 로또를 산 기억만 있다. 숫자 4개가 맞다는 것이 기적이었으니까.


새해를 맞이하면 나는 신기한 꿈을 꾼다. 그 꿈이 한 해를 좌우했다. 10년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서 보였다. 근데 조상이 보이는 것도 때와 경우에 따라 해몽이 달랐다. 그때 외할머니는 단발머리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었고 다크셔클이 눈 아래까지 내려있었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매서웠다. 할머니가 나와 이종사촌 동생을 자신 앞에 세우고 카드를 뽑아라고 했다. 내가 뽑은 카드를 할머니는 뺏았고 뺏은 카드를 사촌동생에게 준 꿈을 꾸고 아침에 일어나니 기분이 나빴다.


그 후로 그 해 나는 아프기 시작했다. 이유 없이 아팠고 결국 무서운 병마와 싸워야 했다. 꿈으로 내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어떨 때는 대통령 꿈을 꿨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당선인 대통령과 독대를 했던 꿈과 북한 김정은이 내 꿈에서 맞이했다. 한 나라 수장이나 큰 인물을 꿈에서 본다면 로또를 꼭 사야 한다는 꿈 해몽을 보고도 로또를 사지 않았던 이유는 그들의 모습이 행복하지 않았다.


꿈 해몽에는 길몽과 흉몽으로 나누어진다. 박근혜 대통령 정부 때도 꿈을 꿨고 현 정부 문재인 대통령 꿈을 최근에 꿨으며 북한 김정은 역시 작년에 꿨다. 한 나라 수장을 꿈에서 만났지만 그들은 나에게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거 같았다. 그래서 그 해 아주 조심히 지냈다. 올해는 내가 말을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꿨다. 넓은 바다 위였고 석양이 비치는 하늘에서 나는 말 위에서 환하게 웃었고 아주 안전하게 땅을 밞을 수 있었던 꿈이었다.


꿈이 너무 좋아 지인에게 물어보니 "물이 없는 너의 사주에 바다를 보았다는 건 좋은 꿈'이라며 말했다. 좋은 꿈을 꾸고 나면 그 해를 점칠 수 있다. 올해는 아름답게 시작하고 아름답게 마무리될 거 같다는 점을 쳤다. 조상꿈은 내가 아프고 나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물이나 사람을 자주 꾸는 꿈을 더는 무시하지 않는다. 조심하라고 하는 꿈을 꾼 날에는 활동 범위를 축소하고 지내기도 한다. 워낙 잘 아픈 나라서 예지몽으로 조심하라고 전해주는 우주의 뜻이라고 믿고 있다.


7년 전 대박 꿈을 꿨기에 로또를 사면서 당첨운을 맛본 경험이 잊히지 않는다. 언젠가라는 단어와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로또에 접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쓴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난 허황된 꿈을 꾸지 않는다. 좋은 꿈이라면 그냥 보내기 아쉬워 로또를 사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런 행동이 운을 모으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 한다. 로또에 올인하자는 말이 아닌 대박 꿈에 대한 예의라고 말한다. 로또 3등에 당첨된 기분을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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