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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Apr 05. 2022

글테기 극복한 사연. 나는 글을 써야만 하는 사람

엄마 에세이

글이 쓰기 싫거나 글감 주제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 글을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정말 이 이치가 맞았다. 글테기라고 하면 웃겠지만 정말 쓰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냥 현재 생활에 안주하고 싶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두렵고 무서울 때, 내 글이 한없이 없어 보일 때는 정말이지 글이라는 걸 피하고 싶어 진다. 그럴 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다른 이의 글을 훔쳐보며 나에게 끼워 맞추어 본다.


근데 누구나 다 있을 법한 내용인데도 공감이 가는 글이 있고 아닐 때가 있다. 며칠 전 무슨 주제로 글을 써야 할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블로그 이웃님 글을 보다 웃긴 글을 발견했다. 바로 김종원 작가님 글이었다. 조용한 사람이라서 웃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내 생각이 착각이라는 걸 알게 된 글이었다.


제목은 글쓰기 하려는 당신에게 혹해서 클릭을 했다. 여기에 단호하면서 유쾌한 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당신이 글쓰기를 한다면 꼭 기억해야 할 말이 있다. 이건 쓰는 나의 다짐과도 같다. 하나, 모든 가정에 상비약처럼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할 콘텐츠를 나는 책으로 정성을 다해 엮어서 쓴다. 둘, 글이 완전해지는 때를 기다리지 말라. 초보 작가는 같은 주제로 5분을 쓰든, 5시간을 쓰든 결과에서 별 반 차이가 없다. 아무리 시간을 투자해도 완벽해지지 않으니 생각나는 대로 짧게라도 틈틈이 써라 (이 부분은 어제 글에 있는 부분이다). 셋, 멋진 글을 기대하지 말라. 아무도 너에게 멋진 글을 기대하지 않는다. 기대 수준을 최대한 낮춰야 쓸 수 있다. 너의 하늘이 아니라, 너의 바닥을 보여줘라. 넷, 이런 글 읽을 시간에 한 줄이라도 더 써라. 다섯, 가서 안 쓰고 뭐하냐. 이 부분에서 얼마나 뜨끔하던지. 일명 뼈 맞은 느낌이 들었다. 


김종원 작가님 글을 읽고 내 글에 바닥이 아닌 하늘을 보여주고 싶은 착각이 있었음을 자각했다. 작가님의 글을 읽고 더는 글 쓰는 것에 두렵지 않았다. 뭐가 됐던 한 줄이라도 써야만 된다는 말은 이미 그 길을 걸어온 선배의 깊은 조언이라고 생각하니 무조건 써보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를 원에 보내고 난 후 기본적인 정리정돈을 한다. 다른 청소나 살림을 눈에 넣지 않고 일단 씻는다. 출근하는 사람처럼 메이크업을 하고 옷을 차려 입고 립스틱을 바른다. 향수를 뿌리고 귀걸이를 착용하면 출근 준비 끝. 그리고 나는 내가 마실 차와 간식을 준비해 가장 편안한 곳에 세팅을 한다. 그리고 노트북을 펼치면 오전 9시 30분이 된다. 여기에 시간을 정해야 늘어지지 않는다.


집에 있다 보면 나태하기 참 좋은 여건이 된다. 예전에 나라면 세수는커녕 이불 자리 정리도 하지 않고 늘어져 있는다. 그리고 하염없이 티브이를 보거나 폰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이제는 달라져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무렵 유튜브 영상에서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집에 있다고 늘어지지 말고 출근하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내용에 머리 한 대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내용이었으니깐. 아이가 원에 가면 나태하기 정말 좋은 상황이 된다. 그런 나를 채찍질해주는 말에 나가지 않더라도 화장을 하고 차려입는다. 불편하지만 일단 출근 준비를 끝낸다. 이렇게 하고 나니 가만히 있을 수 없게 했다. 미루어도 상관없는 일이지만 모든 준비가 끝나니 미루었던 일을 이른 오전에 해결하게 되었고 여유롭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나는 풀 메이크업에 출근하는 복장으로 노트북 앞에 앉았다. 깔끔해진 내 얼굴, 깔끔한 옷차림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제는 주말 빼고 출근 준비를 한다. 토요일은 아이 발레 수업이 있다. 나태하기 싫어 발레 수업을 일부러 주말로 뺐다. 늘어지기 싫어서 나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근 준비를 놓지 않고 있다. 이제는 혼자만의 시간이 풍족하다. 글 성장 100일 프로젝트 글 두 편과 마무리 짓어야 할 글 두 편을 정성 들어 오전에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공부할 생각이다. 조금씩 변해가는 내 삶을 응원하며. 김종원 작가님이 한 말 중 한 줄이 아니라 여러 줄을 쓰고 오전을 마무리한다. 글테기일때는 다른 사람 글이 특효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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