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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Apr 11. 2022

코로나 확진 후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난 증상

엄마 애세이

2월 말에 걸려버린 코로나가 4월 초가 된 지금까지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낮잠을 자지 않던 아이는 코로나 확진 후 지속적으로 낮잠을 자야만 했다. 눈 밑 다크셔클이 두드러지게 뚜렷했고 힘이 없는 건지 축 쳐져서 눈을 감아버린다. 자가격리 해제 후 아이는 유치원에 다녔다. 그랬더니 피곤함은 두배 이상이 된 느낌을 가만히 지켜본 내가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쉽게 피로를 느낀다. 기침이나 재치기는 사라졌재만 피로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머물고 있다. 새벽에 글을 쓰던 내가 밤 9시를 넘길 수 없다. 새벽만 기다리던 난 사라졌고 밤이면 눈꺼풀이 무거워 컴퓨터를 앞에 앉을 수 없고 머리는 멍한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러니 새벽은 잠을 자야만 한다. 요즘 취침 시간은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가 되어버렸다.


아이 역시 밤 9시를 넘기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코로나로 인해 삶의 패턴이 바꿔버렸다. 낮에 산만한 나는 밤이 가장 선호하는 사람인데 코로나가 그걸 앗아가 버렸다. 늘 아쉽다. 밤 야경을 바라볼 수 없어서. 일찍 자니 기상 시간이 빨라졌다. 새벽 6시 30분에서 7시에 일어나는 기적적인 일상을 맞이 하게 되었다. 이 시간은 아이 유치원 보내기 위해 아침밥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일찍 일어났다는 것만으로 새벽녘 야경을 볼 수 없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하루가 빨리 시작되기 때문이다. 주위 코로나 확진 후 하나같이 이런 말을 한다. "요즘 왜 이렇게 피곤하지. 자도 자도 잠은 계속 와. 너도 그러냐"라고.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피곤함은 평소보다 2,3배는 기본값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확진되고 45일간 자가 키트 검사를 하면 양성으로 나온다. 몸안에 죽은 바이러스가 배출이 되지 않아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다는 거 보면 지독하고 지독한 바이러스는 분명한 듯하다.


오늘은 아이가 처음 방과 후를 하고 유치원 차로 하원하는 날이다. 오후 5시 10분에 집에 오는데 아이는 피곤하다고 하며 저녁에 낮잠 아닌 낮잠을 잘 거 같아 불안하다. 저녁에 자면 통잠을 자야 하는데 하는데 꼭 밤에 일어나버리는 아이를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 놀아줘야 한다. 그러려면 엄마인 내 체력을 길려야 한다. 같이 확진되고 같이 자가격리 해제되었기에 피곤함은 아이나 나나 정도의 차이이지 피곤함을 느끼는 건 똑같다. 


제발 밤 9시까지 잠을 참아주기를 바라며 확진 한 달 상황을 글로 풀어보았다. 일상생활에는 지장 없지만 피로감은 지나치게 심해졌다. 내일부터 요가를 시작한 나는 체력을 길러 기초 대사량을 높아보기로 한다. 새벽을 포기하지 못하므로. 그러나 불면증이 사라져서 또 한편으로 코로나 확진된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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