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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Apr 14. 2022

아이가 심리센터를 다니게 된 이유

2019년 6월, 난 아이와 친정에서 잠시 살게 되었다. 1년 반을 친정에서 지내면서 아이는 유별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2020년 12월쯤 이사를 하면서 예민한 아이는 더 많이 예민해졌다. 욕조에 물 받는 일부터 잠시라도 내가 보이지 않으면 대성통곡을 하며 작은 집 곳곳을 돌아다니며 나를 찾았다. 또 다른 불안 증세는 생리적 현상 즉, 대소변을 참는 아이를 지켜보며 외출을 할 때는 나는 예민해지고 만다.


"지금 외출할 건데 화장실 갔다 가자"고 말하면 대부분 아이는 괜찮다고 했다. 내 곁에서 불안한 행동을 하는데도 말이다. 이런 아이를 작은 사회인 유치원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깊어졌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걱정이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그렇게 고민하고 걱정하며 생각했을 무렵 고마운 전화 한 통이 나에게 걸려왔다.


그건 한부모 가정을 돕고자 구청에서 연락이 온 것이었다. 아이의 불안증세는 또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내 마음에 불안이 있었을 터. 그걸 안 아이는 엄마 대신 불안증세가 심했던 거 같았다. 구청 직원은 내 말을 경청했다. 내 말이 끝날 무렵 방문하겠다는 말과 함께 약속을 잡았다.


약속 날 구청 직원은 집으로 왔고 아이의 불안증세를 듣고는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겠다는 말과 함께 우리는 헤어졌다. 2022년 예산을 당겨 우선 우리 아이에게 지원이 되었고 작년 가을부터 심리센터를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는 놀이 삼아 받던 심리는 최근 들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길리기 위해 놀이에서 치료에 집중했다. 아이는 점점 심리센터 방문에 거부감이 생겼다. 곧이어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심리센터는 힘들다고 말해주었다.  


심리센터 거부를 하는 이유는 자신의 마음이 힘들 때 나오는 형태였다. 유치원 생활에서 관계 형성이 어려웠던 것이다. 슬픔, 분노, 화남 등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을 소리를 지르거나 울음으로 표현하지 않고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아이는 무척이나 힘들어하고 있다.


친구와의 관계 유지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친구 말에만 자신이 행동하는 말에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것인데도 불구하고 친구가 달라하면 주고는 울어버리는 아이는 유치원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했다. "이건 내 거야. 그러니 줄 수 없어"라는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집에 와서 엄마에게 말했다. "선생님에게 말할 걸 그랬나?" 등 다양한 해결방법을 말하는 아이가 기특했다. 이때 나는 그저 아이 말을 들어주고 아이 의사에 100프로 신뢰를 했고 믿음을 주었다.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억울한 상황까지 접한 아이는 집에 와서 자신의 입장을 쉼 없이 토해냈다. 마음과 마음을 공감해주니 아이는 힘들었던 유치원 생활을 엄마에게 위로받는 듯 보였다. 


심리센터를 다니며 단단한 마음을 만들고 마음을 표현할 있는 어린이가 되기를 바라며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센터를 다닌다. 나 역시 지금도 내 마음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일이 어렵다. 억울한 감정을 상대에게 말 못 하고 억울한 감정을 상처가 되어 마음에 묻어두었던 나는 상처를 억눌리고 억눌려 결국 마음에 병이 들었고 몸에 병이 들었다.


앞으로는 되는 건 되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피붙이인 형제자매에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요즘 감정 노트를 활용하지 못해 나도 모르는 사이 감정이 겹겹이 쌓이고 있는 거 같다.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내 아이의 감정을 살피다 보면 또렷하게 나타나는 거 같다. 어지러운 마음, 어지러운 감정을 쓸어내는 건 쓰는 것뿐. 글로 토해내다 보면 쉽게 분노를 풀어낼 수 있었다. 아이 마음을 공감하는 훈련하는 동시에 내 마음을 공감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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