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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Apr 21. 2022

향을 다루는 직업에 빠진 나

엄마 에세이

어제는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향을 공부했는데 디퓨저를 배우게 되었다. 새로운 영역의 배움은 늘 새롭고 떨렸다. 이 모든 과정은 청소년들에게 진로 체험을 위한 공부이지만 나에게도 새로운 배움이라서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듣게 되었다. 너무 열심히 듣고 질문해서 그런가 강사는 의자를 가져와 내 곁에서 향에 대한 이야기,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경험을 알려주었다. 


디퓨저는 마트에서나 샀던 터라 디퓨저를 만드는 내내 신기했다. 가루를 많이 넣은 탓에 다른 사람보다 향을 적게 넣었다. 향은 적게 넣었지만 바다를 내가 원하는 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향이 적으면 어때? 이 과정이 나중에는 학생들에게 실패담으로 말해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학생을 가르칠지는 모르겠지만,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열심히 배웠고 강사 말에 메모를 했다. 


향을 만드는 향수는 내 코가 민감해야 했다. 하지만 디퓨저 향은 단순했다. 이미 향이 만들어져 있어서 선택만 하면 되었다. 병을 꾸미는 과정에서 가루와 조개껍데기를 넣고 내가 원하는 바닷속 풍경을 만드는 건 오롯이 내가 해야 했다. 이 부분이 흥미로워 즐거워하며 만들고 있었더니 구청 직원이 내 곁에 와서 "우와! 너무 이뻐요. 가루를 많이 넣어서 어쩌나 했더니 더 이쁜데요" "그죠. 저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보라색 가루보단 빨간색 가루를 넣을걸 그랬나 봐요. 해초를 보는 느낌으로"


아이들만 상상력이 풍부한 것이 아니었다. 나 또한 상상력이 풍부해서 만드는 내내 콧노래가 나왔다. 벚꽃 모양의 꽃을 넣었더니 로맨틱한 바다 풍경을 표현할 수 있었다. 다음 주는 제빵을 배운다는데 과연 학교에서는 이런 실습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질문하니 선생님은 이미 만들어진 빵 위에 크림을 바르고 데코레이션만 하면 되는 작업이라 간단하다고 했다.


수업받는 우리 또한 만들어진 빵 위에 크림을 바르고 데코레이션만 하면 된다고 했다. 똥 손인 내가 과연 어떤 케이크를 탄생시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아주 간단한 수업이었지만 이 과정이 끝나면 자격증이 나오고 학교에서 실습을 할 수 있으면 PPT 자료부터 제안서 작성요령까지 다 알려준다고 하니 기대된다. 


플로리스트 개인 교습은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 몇 백만 원이라고 하니 생각해봐야 할 거 같다. 국비로 배우려고 했는데 나는 자격 대상자 제외자라 국비는 다음 기회에 배워야 할 듯하다.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뜻이 있으면 길은 분명 있을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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