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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Dec 19. 2022

스타일러가 필요한가

엄마 에세이

새로운 제품을 다 가져야 했던 다른 사람으로 인해 집에는 공기청정기 4대가 부족해서 스타일러를 옷방에 설치했었다. 직장 다니는 사람은 한 사람뿐. 난 꼭 있어야 할까 고민하는 틈을 타 다른 이가 결제했다는 걸 알고 기가 막혔다.


세탁기나 건조기, 에어컨은 없이는 살 수 없지만, 스타일러는 사용하는 횟수 빈도가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극히 적었다. 지금은 내가 직장 다니는 워킹맘이 아니라서 사용빈도가 훨씬 적다.


사실 이사 오면서 스타일러를 중고로 팔려고 했다. 그러나 주위 권유로 챙겨 온 것이다.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 필요한 제품 중에 하나가 스타일러라는 말을 했다.


미래를 알 수 없으니 주위 말에 휘둘렸다. 없으면 아쉬울 거 같고 있으면 딱히 필요할 거 같지 않은 스타일러를 다음에 다시에 사자니 지금보다 비싼 금액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에 옷방에 버젓이 있다. 옷방을 지나칠 때마다 '스타일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만 한다. 아직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살 수 있는 스타일러. 회식하고 돌아온 옷에서 담배 냄새, 고기 냄새 각종 냄새로 세탁소에 맡기지 못하는 옷이 많은 가정에서는 필요하겠지만 어린 딸과 사는 집에서는 굳이 필요할까 매번 하는 고민이다.


여름보단 겨울에 더 사용을 많이 한다는 댓글. 과연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만약 이런 날이 오면 내가 일을 하고 아이가 교복을 입을 정도의 나이가 되었다는 증거이겠지. 지금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글로 풀어보다 보니 없는 것이 없는 우리 집. 전기세 도둑질하는 가전제품이 즐비하다.


정장을 입고 일하는 나와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는 아이를 생각하며 스타일러 사용방법을 다시 익혀본다. 그리고 청소도 한다. 오래오래 사용하기 위해서. 다시는 안 살 거 같은 제품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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