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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Dec 18. 2022

독감 주사를 매년 맞아야 하나

엄마 에세이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갖고 이번에는 모험을 하기로 했다. 아이와 나는 독감 주사를 안 맞는 걸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는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최근 코로나, 독감, 감기가 말도 못 하게 유행이라고 했다. 유치원 친구들이 많이 안 온다는 아이 말에 유행하고 있는 각종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내 아이가 걸릴 줄 꿈에도 모르고..


이틀 전 "나 목이 따가워"밤늦게 말을 하는 아이. 유치원 하루 쉬고 병원 가자고 꼬드겼다. 하지만 아이는 친구들과 견학 가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 엄마의 서러움 말에 새벽에 울어버리는 아이. 새벽에 코막힘 증상과 가래 기침을 간간히 했기 때문에 병원 가야 할 거 같았다.


아이는 혹여 엄마가 유치원 안 보낼까 봐 거짓말을 했다. "너 목 어때?"라고 아침에 물었다. "지금 안 아파"라고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엄마 눈을 속이는 아이를 못 이기는 척했다. 유치원 생활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에 유치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가급적 참여하게 했다.


견학을 다녀온 아이는 굉장히 피곤해했고 쉴 새 없이 콧물과 가래에 힘들어했다. 급기야 새벽에는 가래침으로 헛구역질까지 하며 힘들어했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에게 뭐라도 먹여야 해서 아침밥을 차려서 먹게 해 놓고 아이 얼굴을 쳐다보니 열기가 가득했다.


체온을 재니 39.7. 아무래도 코로나나 독감 검사를 하겠구나 싶었다. 주말이라 오전만 하는 진료시간을 맞추어 병원을 찾았다. 미어터지는 환자들 속에 모두가 기침과 콧물로 인한 환자였다.


한 시간 기다린 끝에 진료를 봤는데 검사를 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사 말에 두 가지 검사를 했다. 무서워하는 아이 손을 꼭 잡고 검사를 해야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고 다독였다. 이로써 나의 모험은 결국 아이의 첫 경험인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타미플루 처방을 받으면서 내가 무모한 짓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매년 찾아오는 예방 접종 시기를 무시하며 내 나름대로 관리를 철저하게 했는데 사회생활을 하는 아이에게 유행은 비켜가지 못했다. 아프다고 하는 아이를 이끌고 접종했더라면 독감을 피할 수 있었을까라는 알 수 없는 미지의 물음을 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지금 아이는 콧물과 코막힘으로 두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다.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건 아무래도 열이 오른다는 신호일 것이다. 타미플루 부작용이 있다고 아이를 잘 관찰하라고 하니 5일 동안 아이를 24시간 관찰해야 할 의무를 부여받았다.


독감 주사도 복불복이라고 한다. 만약 독감주사를 맞았다고 하더라도 그해 유행하는 독감이 예방접종과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말에 어느 순간 독감접종을 하지 않았다. 의사들의 추측에 의해 독감 주사가 달라진다고 했다. 이건 정말 복불복이 아니고 뭘까. A형과 B형 독감에 따라 예방 주사의 효능이 달라지니 난 앞으로도 필수처럼 예방 접종하지 않을 예정이다.


독감은 열이 금세 오른다. 코로나 바이러스만큼 열이 오르고 내리는 간격이 극히 빠르다. 코로나 바이러스만큼 열이 오르고 내리는 간격이 극히 빠르다. 아이 몸에 있는 바이러스의 힘이 약해질 때까지 난 아이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한다. 열은 어떤 병보다 무서우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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