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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Dec 30. 2022

유치 뒤 숨겨진 영구치가 올라오는 딸 성장기

엄마 에세이

울 딸 언제 혼자서 양치질할까?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 말이 아이 내면에 깊숙이 파고들었는지 어느 순간 혼자서 양치질을 하고 오는 아이는 자신이 열심히 양치질했다며 엄마가 검사하지 않기를 바랐다. 결국 며칠간 지켜보다 우연찮게 아이 입안을 보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새 하얀 이가 유치 뒤쪽 잇몸에서 올라오며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머, 여니야 지금 새하얀 이가 올라오는데" 엄마 말에 여니는 깜짝 놀라며 "정말 어디 어디야. 사진 찍어서 보여줘" 곧장 폰을 들고 사진을 찍었고 여니 눈으로 사진을 확인하고 더 놀라워했다.


나는 이빨이 아프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라며 자신 신체가 변하는 모습에 신기하면서도 곧 있을 아픔을 바로 알아냈다. "치과 가야 하잖아" 여니는 또래보다 충치가 빨리 생겼고 치료가 이어졌다. 그 고통을 알아버린 아이는 치과는 가기 싫다고 말했다. 아직 오지 않은 일에 염려하고 무서워했다. 


유치가 빠지지 않은 채 영구치가 올라와서 어른인 나조차 놀라웠다. 혹여 영구치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삐뚤빼뚤 한 치아를 가지면 어떡하냐라는 걱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나의 친구인 SNS에 아이 치아가 변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친구들은 이미 경험을 했고 소중한 경험을 기꺼이 나눠 주었다. 


일단 유치가 늦게 빠져도 영구치는 제자리를 찾으니 걱정 말라는 말에 큰 위안이 되었다. 앞니 위아래 유치가 흔들리지 않은 상태에서 영구치가 올라오려고 자리를 잡고 있었고 앞으로 치아 관리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아이에게 일러주었다.


여자 아이는 앞으로 신체적 변화 정신적 변화가 수시로 찾아온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때다. 방심했다가는 서로의 감정으로 골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유아기에서 아동기로 접어드는 아이를 바라보며 새로운 경험을 할 나에게 말한다. '너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내고 그 경험으로 아이에게 좋은 것만 돌려주라'라고 한다. 치아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변화에 선 딸을 열심히 지지하며 응원하는 날이 뜨고 진다. 영구치가 올라오는 바람에 유치 사이가 벌어지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아이의 첫 변화 신호다. 다소 편안했던 유아기가 지나고 아동기에 접어들 시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며 엄마 말에 고분 하던 유아기를 벗어버리고 말대답을 하는 아이가 기특하면서도 속이 시끄럽다. 앞으로 더 심할 텐데 도를 닦아야 한다. 나를 닦아 아이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과 감정을 공감해야 한다. 시작에 불과한 유아기, 아동기는 좌충우돌 육아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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