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드디어 마지막 확언 날이에요. 어제는 친구와 함께 제가 조언을 듣고 한 해 운수도 보는 사주 카페를 다녀왔어요.
친구는 자신의 사주에 관심 없거든요. 근데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에 제가 답답해서 사주를 풀어보는 건 괜찮은 일이라고 설득했죠. 내 일은 아니지만 중학교 친구이자 20년 넘게 헤어져 만나지 못하다 다시 만나게 된 친구이기도 해요. 이런 친구가 자신의 생각에 잠식해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내가 알고 있는 삶의 경험을 풀어내더라도 친구 마음에 확 와닿지 않는 듯해서 사주풀이에 대해 말했어요.
그냥 내가 태어난 시간과 날짜를 넣고 오행을 풀어내는 거지 영적인 무언가가 말해주는 것이 아니니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어요.
제 말을 곰곰이 듣던 친구가 이번에는 꼭 들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거죠. 함께 가자며 예약해 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예약이 어제였고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철학관을 찾았어요. 이런저런 궁금한 점을 물어보던 친구는 안도의 숨을 쉬며 한 가지 선택을 한 듯했어요.
친구라지만 친구 인생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입장이잖아요. 하지만 지켜보는 친구들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친구가 지레 밭을 걷는 것과 같아 신경이 쓰였거든요.
명쾌한 사주 풀이였다면 친구는 기분 좋아 보였어요. 친구 사주와 남편 사주를 보고 선택을 한 듯했습니다. 이제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책임져야 해요. 더는 저도 사촌 동생도 친구 일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몇 가지 방법과 사주까지 보게 했으니 제가 친구 일에 공감할 수 있는 범위는 여기까지라고 말했어요.
"내가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 다 제시했고 여기까지 데리고 왔으니 너의 그 선택에 그 누구 탓을 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져"라고 말했지요.
친구는 "고맙다 친구야" 말했습니다. 햇볕이 내리쬐던 어느 여름날 친구는 자신의 인생에서 한고비 넘긴 듯했어요. 인생을 살다 보면 한고비 넘기면 더 큰 고비가 찾아왔다 지나가는 일이 반복되잖아요. 친구가 선택한 길보다 더 나은 길이 있음에도 친구는 나은 길을 포기하고 자갈밭을 선택한 친구를 우리는 존중해야 해요.
이제는 제 앞길만 잘 헤쳐나가면 되는 거 같아요. 타인의 인생은 객관적으로 명료하게 바라봐지는데 저의 인생은 객관적이지도 명료하지도 않아 답답한 요즘입니다.
뭐가 되었든 일단 다시 시도해 보려고 해요.
오늘은 확언 마지막 날이고 감사에 대한 확언입니다.
감사가 없다면 세상이 내 삶이 불만 투정일 겁니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에 감사함을 덧입힌다면 더 큰 감사함이 우리 곁에 찾아옵니다.
오늘로써 저는 확언을 마치고 저희 집에 있는 책을 소개해 볼까 해요. 읽은 책도 있고 읽지 못하고 책장에 꽂혀있는 책도 있어요. 다양한 책이 있는 우리 집은 아마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곳이기도 해요.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여기까지 함께 호흡하며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