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빈 작가 Oct 06. 2023

'화' 욱하는 순간을 넘기면 인생이 풀린다

도서 소개

가는 계절과 오는 계절을 다른 사람보다 먼저 피부로 느끼는 저는요. '아! 시원하다'보다 '이제 살 거 같다'라고 표현해요. 뜨거운 여름은 저를 말라 버리게 하는 계절이거든요. 제가 두 번의 큰 병이 찾아왔을 무렵이 바로 늦은 봄에서 여름에 이르면서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기 직전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는 가을이 와서야 살아날 수 있었어요.

딸은 춥다고까지 하면서 위아래 옷을 두툼하게 옷을 입고 갔어요. 딸이 코로나 확진 이후 체온이 떨어졌고 추위를 많이 느끼게 되었는데요. 태어나던 순간부터 딸은 더위를 싫어했어요. 

더위를 많이 탄다면서 조리원 간호사들이 말했거든요. 한 겨울에 태어난 딸. 조리원에서 집으로 갈 때 혹여 추울까 봐 속싸개 겉싸개를 아주 두꺼운 걸로 쌌더니 얼마나 칭얼댔는지 몰라요.

유아시절 6살까지는 열이 많았던 딸은 7살, 2월에 코로나 확진 이후 '엄마 추워, 너무 추워'라며 손이 차가웠어요. 양손이 얼음장이 되어 덜덜 떨고 있던 어제라고 말은 하소연을 했어요. 딸은 두 손 두 발은 아주 뜨거운 아이였어요. 근데요. 아주 고약한 코로나로 인해 아이의 면역력을 떨어트렸나 봐요.

오늘은 초 가을날이지만 늦가을처럼 쌀쌀한 온도를 보며 긴팔에 카디건까지 입혔죠. "너무 따듯해'라고 말하는 딸을 보며 "다른 사람은 얇게 입더라도 너는 추위를 많이 타니 옷을 두껍게 입어"라고 말한 이유는 바로 이거예요.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말라는 속뜻이 있었어요. 저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입고 나오는지 똑같이 해야만 했고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타인의 시선이 두려웠어요. 각자 다른 장기와 육체로 태어났기에 누군가에게는 추울 것이고 누군가에는 더운 날씨일 텐데 어린 저는 남들과 똑같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가 다른 이와 다르게 입게 되면 타인의 눈치를 봤죠. 저는 나를 위한 행동이 아닌 타인의 눈치를 보며 타인과 똑같이 행동하려던 나였어요.

딸은 저와 다른 인격체인 거 알지만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를 슬며시 수면 위로 올라왔죠. 

'난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며 내가 아파도 아프다 말 못 하고 추워도 춥다고 말 못 했던 어린 내가 여기 있어'라는 외침은 딸에게 하는 것이 아닌 본인인 나에게 하는 거였어요.

'너 추운데 다른 사람처럼 입으려고 노력하지 마. 각자 체온이 다른데 넌 추우면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 챙겨 입어' 저에게 해줍니다. 

성장하지 못했다면 아마 지금도 저는 저를 비난하고 자책하면서 타인의 눈에서 저를 비춰보고 살았는 모르겠어요.

딸은 저보다 강한 내면을 가진 아이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한참 독서를 하면서 '화'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아마 제가 문제라는 걸 알았나 봐요.

'타인이 문제이고 나는 문제가 없어'가 아니라 '내가 문제이니 나부터 바꾸자' 싶어 읽게 된 심리서였어요. 이건 심리서인지 건강서적인지 헷갈리지만 저는 화 역시도 심리에서 비롯한 거라서 심리학 카테고리에 넣었어요.

최근에 제가 짜증과 화가 많아졌어요. 화가 많아진 이유는 호르몬 약을 복용 중이라서 몸 컨디션이 예전과 다르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죠. 별일 아닌 일에도 딸에게 다그치거나 화를 내거나 언성이 높아져요. 그래서 화가 주제인 책을 꺼내어 답니다.



화는 자기 자신을 불태우는 불꽃이지만 웃음은 화를 다스리기 위한 최고의 지혜이라고 해요.

화가 난다 싶으면 일단 멈추고 억지로 미소를 띠는 거지요. 그럼 화는 저만치 달아나고 웃음만 남겠죠. 화와 짜증이 많은 사람은 내면에 불안과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라고 정의 내려요.

제가 그랬으니깐요. 하려고 하는 일이 잘되지 않을 때 나를 자학하면서 비난하지요. 이렇게 화의 마일리지를 쌓게 됩니다. 

'그럴 수 있지. 이번 계기로 더 좋은 날이 오려고 그러는 거야'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했던 나. 그러나 화를 내고 짜증과 언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불안이 외부로 표출되는 상황이죠.




화 책 말고도 다른 책도 이미 서평 한 적이 있어요. 바야흐로 친정집에서 지내면서 읽었던 책인데요. 내가 화내는 포인트, 흥분하는 포인트를 알아버린 상대는 텍스트로 저를 비난하고 협박했죠.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가슴은 주체 없이 뛰었죠. 불안하니 딸까지 불안해하며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 후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하자 싶어 화라는 주제의 책을 읽고 리뷰했던 거 같아요.


화, 불안으로 된 제목의 책은 한 권 리뷰되었지만 카테고리 중 심리학에 들어가면 죄다 내 안에 불안함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책이에요. 그리고 그 속에서 화와 불안, 두려움에 대한 주제의 책도 있죠.

제 기억으로 화로 된 제목의 책이 여러 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기억의 오류인 거 같아요. 심리학 서적을 많이 읽어서 중복으로 생각했는 거 같아요.



항공 샷이라고 찍었는데요. 저도 한번 따라 해 봤어요. 사진 기술을 익히고 배워야 하지만 지금은 책 리뷰하는 시간이라서 내 생각대로 찍었어요.



1장 화란 무엇인가?

화가 아주 강해지면 자신의 입술을 잘근잘근 씹거나,

주먹을 휘두르거나, 몸이 떨리기도 한다.

그런 '강한 화'는 

첫째 원한, 

둘째 경시, 

셋째 경쟁, 

넷째 질투, 

다섯째 인색함, 

여섯째 반항적, 

일곱째 후회, 

여덟째 격노이다.

이 중 지금 화가 난 포인트를 찾아보세요. 

*경시 : 대수롭지 않게 보거나 업신여김

저는 이유 없는 화가 났던 거 같아요. 내 안의 불안함이겠죠.



2장 화는 행복을 파괴한다.

감정은 창조하거나, 무언가를 만들거나, 키우는 긍정적인 에너지이지만, 화는 거부하거나, 버리거나, 파괴하는 부정적인 에너지이다. 그리고 그 화는 자신의 몸속에서 생기기 때문에 화가 생기는 것과 동시에 자신을 파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 그동안 살아온 길을 보면 정말 화는 행복을 파괴하고 인간관계를 파멸하게 이르죠. 먼 훗날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나에게 이득이 될 만한 화가 아니었죠. 나를 파멸하고 파괴하는 화는 스스로 나를 다독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눈을 돌리게 해야 해요. 

화가 난다 싶으면 나를 들여다봐야 해요. 무엇으로 인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지 아니면 무서워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해요. 저는 딸에게 버럭 화를 내고 호통을 쳤던 건 약으로 인한 컨디션이 다운되었어요. 예전 컨디션이어야 하는데 새로운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과도한 예민함이 보였죠. 

두 번째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몸이 아프니 배달 음식과 그냥 대충 챙겨 먹었던 음식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자 예민함이 몰려와 결국 죄 없는 아이에게 버럭 화를 냈던 거죠.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음식으로 인해 쉽게 배출되지 않자 오늘은 필히 장을 봐서 야채가 가득한 음식을 먹기로 식단을 짰어요.



3장 화를 극복하는 법

화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 먼저 생명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화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면 감각의 시스템은 똑같지만, '싫다.'라고 생각하는 화는 없어진다. 

비가 내리는 것을 예를 들면, 비가 내리고 있을 때 '싫다.'라고 생각하면 화이지만, '아, 비가 오네.'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화가 아니다.

: 자 여러분, 여기서 여러분들은 어떤 식으로 말하나요?

저 같은 경우 '비가 많이 오네. 바람이 불면서 비가 오네.'라며 바깥 체온을 직접 체험한 후 아이를 챙겨서 학교로 보내요. 외출할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어린아이와 동행하는 건 아이 위주로 시스템이 돌아가요. '비가 와서 오늘은 집에서 신나게 놀까?'라고 말할 때도 있고요. '비 오니깐 할머니가 부쳐주는 해물파전 먹고 싶다'라고 말해요. 

과거로 돌아가면 '비가 와서 옷 다 젖고 비는 싫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그 시절 학교를 다니다 버스를 타는 번거로움이 상당했죠. 버스도 천천히 가고 옷은 다 젖고 기분은 축축해지죠. 직장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이때는 지각할까 봐 두려워 비가 오는 날은 지긋지긋하다고 느꼈죠. 쉬는 날 비가 오지. '하필 평일날 비가 오는 거야'라고 투덜대는 날은 기분도 다운이 되고 좋은 하루가 되지 못해요. 이미 해왔던 과거가 있어 깨달음이 빠른 지금이에요.

지금은 딸에게도 부정적인 시선을 전달하지 않아요. 비가 오면 곡식들도 잘 자라고 과일도 잘 자랄 수 있다는 말과 옷은 젖어도 되고 집에 와서 갈아입으면 되는 거니깐 옷 젖는 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지요. 옷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함이기에 음식을 묻고 비에 젖더라도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요. 

이런 엄마를 보며 딸은 비가 오던 태풍이 불던 눈이 오던 별 반응이 없어요. "젖으면 집에서 갈아입으면 되잖아. 괜찮아"라고 말해 주는 딸이 고맙고 감사했어요.



4장 화를 다스리는 법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마음을 보는 것으로 화는 바로 사라진다. 단지 '자신을 직시하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기억해 두어야 한다.

: 지금 저의 상황이죠. 화를 다스리려고 내 안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며칠 동안 먹었던 음식과 약을 알아차려요. '그렇구나. 호르몬제로 기분이 들쑥날쑥하면서 아이를 주눅 들게 했구나' 생각에 미치자 아이에게 미안했죠. 대충 먹었던 며칠을 인식하지 못하다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자 며칠간 먹었던 음식을 되뇝니다.

이게 바로 화를 다스리는 저만의 방법이 아닐까 해요.

살아가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지요. 알면서도 잊어버리고 부정적인 에너지와 감정을 끌어모아 나보다 약한 가족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면서 '너 때문이다.'라는 탓을 하죠.

9월부터 시작된 호르몬제가 나의 기분을 오락가락했다는 걸 사촌 동생과 통화하면서 알았죠. "아! 호르몬이 그런 영향을 주는구나. 이유 없이 여니에게 화냈던 이유를 알게 되었어." 알아차림.

알아차렸다고 딸이 엄마 마음을 알아줄까요? 아니죠. "그동안 화를 냈던 거 이 약 때문에 너에게 화를 많이 냈던 거 같아. 넌 엄마에게 잘못한 행동이 없어. 엄마가 잘못한 거야. 미안해 딸." 말을 해야 아이도 알겠죠. 

9월 의도치 않게 먹어야 했던 부인과 약으로 죄 없는 딸에게 마구마구 화를 낸 이유를 알게 했던 오늘의 책이었어요.

금요일이죠. 다음 주 월요일까지 연휴이니 평온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기를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청득심 以聽得心 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