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주부로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투병인으로 삶이 바뀌었다. 8년 전 희귀한 병이 내 눈앞에 다가왔고 병자와 투병 자라는 명함을 가지게 되었다. 8년간의 고군분투한 경험 중 집밥으로 인해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8년 전 아이들이 어렸기에 엄마의 아픈 모습, 삶을 포기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집밥에 온 정성을 기울었다. 나를 사랑하기에, 사랑하는 내 아이를 위해, 나를 사랑해주는 남편을 위해 매일 신선한 재료들을 공수하는 일은 위안이었고 삶의 기쁨이었다. 8년 전 첫 투병이 시작 무렵 음식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거부감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집밥을 나름대로 해왔던 터였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병마와 싸워야 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즐기지 못한 요리, 빨리 빨리라는 강박관념, 스트레스로 인한 집밥이 내 몸을 괴롭혔다. 분석하고 관찰한 나의 몸은 조금은 여유롭게 조금은 내려놓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즐기면 살아야 한다는 결론을 안고 5년 전 집밥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즉, 즐기는 요리, 기쁨의 요리, 스트레스가 없는 요리, 가족들이 맛있다는 요리와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내 몸은 병과의 이별을 잠시 고했다. 멋 들어지는 음식이 아닌 소박하지만 소화가 잘 되는 음식과 뭐니 뭐니 해도 내 감정에 스트레스가 없는 음식이야말로 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옛 어르신들이 말했던, 선조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 데치는 음식, 끓이는 음식, 달지 않는 음식, 덜 짠 음식으로 몸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지내다 보니 차츰차츰 좋아졌다. 더부룩한 대장, 잦은 설사, 지겹도록 무서운 복통, 이유 모를 혈변은 내 몸을 더 악화시켰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 즐기는 음식,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음식으로 인해 회복이 되었고 5년 전 관해기라는 천군만마를 얻어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담당 교수님은 이대로 쭉 가자고 관리 잘하라고 말을 할 때마다 ‘사람은 죽어라는 법은 없구나! 노력하면 내가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구나!’ 매일 감사함을 안고 지내는 삶은 희귀 난치라는 무서운 질병을 물리치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날 책을 보던 중 정말 가슴에 와 닿는 글귀로 보고 ‘아차! 그래 그거야!’라고 외쳤다. 보물을 얻은 느낌이라고 할까?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이 아닌가?
독하디 독한 약으로 하루를 견디는 나에게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그리하여 음식을 분석하고 음식 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7월 23일 아침과 점심 현미밥과 어묵국, 맵지 않는 김치, 깻잎 무침, 오후 4시 해물파전 오후 8시 저녁 현미밥과 소고기 미역국, 깻잎 무침, 앞다리살 돼지고기 구입, 양파 장아찌. 이런 식으로 하루 음식 패턴을 기록함으로써 하루가 다르게 나의 대장은 ‘아프다! 먹지 마!’가 아닌 ‘뭐든 먹어봐! 충분히 소화를 시키고 영양분이 너의 몸에 존재해!’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기운이 났다. 그렇게 나는 음식이 힘든 것이 아니라 내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결과를 얻었다. 나의 친구 희귀 난치질환 궤양성 대장염, 이 친구는 2012년 아주 생소한 아이 었다. 결국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친구라고 선언했다. 어느 책에서 보았던 글처럼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나의 신념이 되었고 음식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난치병을 이기고 있다.
나의 건강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음식을 주지 않을 테야! 다짐하며 글을 써내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