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나를 위로하고, 당신에게 닿았습니다
완결을 하루 앞두고 2년이라는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안도의 미소가 지어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사연을 가집니다. 모양은 다르지만, 결은 비슷하다, 생각하며 제 시선은 딸에게, 그리고 저 자신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그대에게 남기는 잔잔한 위로를 담아 ‘엄마의 유언장’이라는 무겁지만, 진심 어린 단어를 썼습니다,
우리는 흙으로 돌아가기에 영원히 살 수 없으니, 미래를 위해 미리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매일 일어나는 사연 하나를 꺼내어 딸에게 남겼습니다.
동생이 먼저 떠나고, 엄마마저 마음의 병을 얻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숨 쉴 틈이 없었습니다. 글은 더더욱 쓸 수 없었고, 그냥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찾아 읽거나, 영상에 공들이고 마음을 쓰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다시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뇌리에 스치는 한 단어가 잊히지 않았죠. 기획과 설정을 몇 번이나 망설이며,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이대로 내 꿈을 접는 거 아닐까’라는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결국 ‘엄마의 유언장’을 쓰게 되었습니다.
두려움도 허상, 절망도 허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걷잡을 수 없이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글로 보상받고 싶은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 후로 차기작도 여러 편 기획 중입니다. 독자 마음을 사로잡을지, 아니면 실패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글을 쓰려합니다.
홀로 지내다 보면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글을 씁니다. 혼자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위로받고 싶을 땐 제삼자에게 말하듯 글로 전합니다. 주로 딸과 친구처럼 대화하기도 하지만, 딸은 아직 공감할 나이가 되지 않아, 제가 설명하며 대화를 이끌기도 합니다.
글은 제게 친구이자 인생 상담자가 되어 가고, 부모이자 엄마로,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엄마의 유언장’은 어쩌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단단하게 마음을 잡고, 앞만 보고 딸과 함께 남은 여정을 후회 없이 살아가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쓸 때마다 위로를 받습니다.
어제와 오늘은 과거가 만들어 주는 미래의 하루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를 놓치지 말고, 다 잡아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소소한 감정을 매일 쓰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능력은 글 쓰는 재능인 것 같습니다. 그 재능을 일기장에만 묵히지 않고, 저와 같은 상처로 외로워하는 이들과 나누고 싶어, 저를 내놓습니다.
삶이란 때로는 행복과 기회를, 때로는 슬픔과 위기를 안겨줍니다. 그것이 인생이고,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 값으로 수면 위에 떠오릅니다.
불행이 왔다고 좌절하지 말고, 행복이 왔다고 자만하지 맙시다. 사계절이 때에 맞게 오고 가든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불행은 잠시 머물다 가는 구름과도 같으니까요.
수많은 일을 겪고 보니, 어려웠던 문제를 쉽게 생각하면 쉽게 풀리더군요. ‘설마’라는 감탄이 연발합니다. 용기와 희망을 버리지 말고, 불행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삶을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비교하지도 말아요. 그는 그이고 나는 나이니,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면 됩니다.
어제였을 겁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요’라는 영상 썸네일을 보고, 나를 사랑하는 건 거창한 게 아니라고 말하더군요. 사연자는 이미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강의 들으러 오고 사연을 적은 것만으로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고, 과감하게 퇴사하고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만으로도 나를 아끼는 행위입니다.
맞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건, 월급에서 10%만 남겨 나를 위해 쓰는 것도, 탄력을 잃어 거울 보기 싫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근사한 나를 발견하지요. 바로 인정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엄마의 유언장이 그런 글입니다. 나답게 살아가기를 응원하는 글입니다. 세상에는 답도, 방법도 없습니다. 그냥 살아가는 거죠. 그 속에서 답을 찾고 방법을 찾는 겁니다.
엄마의 유언장을 끝내고 보니, 결과만 생각했다면 쓰지 않았을 글이었습니다. 완결을 보니 길이 보였고, 다음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나를 인도하지만, 내 마음 가는 대로 또 집필할 용기를 얻습니다.
‘엄마의 유언장’과 함께 호흡해 주시고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곧 정리된 글로 프롤로그와 함께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