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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작가에게 필요한 홍보 전략은?

신인 작가가 고려해보면 좋을 만한 것들.

by 강준
책을 출간한 것만으로도 성공 아닌가요?

나와 같은 일반인이 처음으로 책을 출간하고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책을 낸 것만으로도 성공한 거야, 대단해~'이다. 이전 글을 보면 '책이 출간되는 것 자체로도 굉장한 운이 따라주어야 하고, 매우 감사하고 뜻깊은 경험'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 마음은 당연히 깔려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글'에 대해 최선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에? 바로 '홍보'이다. 정말 책을 낸다는 것에만 의의를 두고 있다면, '기획 출판'보다는 '독립 출판이나 POD 제작'을 통해 개인 소장이나 지인에게 선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획 출판을 통해 출판사의 선택을 받고, 제작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다른 영역의 문제가 된다. 이전 편에 '박아민'작가님이 이를 결혼이라고 비유해주셨다. 출판사가 개입하기 전까지는 '나'와 '글'이 만나서 행복하면 된 것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면 친정, 시댁, 자녀, 책임, 의무라는 단어들이 밀려들어오듯, 출판과정에서도 자연스레 나와 글 사이에 개입되는 것들이 생긴다. 책을 준비하는 과정은 마치 결혼을 준비하는 것처럼 고민할 것도 많고 선택해야 하는 사소한 것들(줄 간격, 특수기호, 페이지 수, 단락, 글씨체, 배열 등)도 많다. 그 과정에서 글을 수십 번도 넘게 읽다 보면, 이 글이 '나와 함께 해오던 그 글'이 맞는지 이질적인 느낌을 받는 순간도 많았다. 편집자 님과 정신없이 교정을 오고 가다 보면 어느샌가 준비가 덜 된 채로 D-day가 다가오고 있었다. (교정은 끝내는 게 아니라 멈추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표지를 디자인하면서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그리고 초판 발행 예정일이 잡히게 되면, 그때부터 식 날을 세면서 기다리는 마음과 같다(?). 당일이 되고 온라인 서점에 책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마치 청첩장을 돌리는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소소하게 소식을 전달하게 된다. 사실 나는 책을 출판해서 나오기까지 아무에게도 글을 쓴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지인들 모두 굉장히 놀랐고, 지금까지고 얘기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그 후, 일부 지인들이 책을 사서 읽고 후기를 전해주기까지 괜히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보통의 신인 작가들은 딱 여기까지만 하고, 그 이후는 출판사에게 맡긴다고 한다. (참고로 저는 미혼입니다 ^^)


나도 많은 고민을 해봤지만, 책을 홍보하는 것은 내 책에 대한 예의 혹은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긴 시간의 노력이 담긴 책은 '누군가에게 읽힐 때' 그 가치가 빛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신인 작가의 책이 누군가의 눈에 띄기란 정말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기에 한 명이라도 더 읽힐 수 있기 위해 작가도 어느 정도 노력을 해줄 필요가 있다. 출판사랑 호흡이 잘 맞으면 다음 프로젝트도 논의해볼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글을 쓰고 책을 낼 생각이 있다면, 첫 책을 내고 다음의 마음가짐과 방법에 대해 고려해보기를 추천한다.

<신인 작가의 마음가짐>

1) 자신의 '글'에 대해 믿어라.

-> 일단 정말 진심을 다해 잘 써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책 값을 주고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모든 작가의 첫 번째 목표일 것이다. 그런 믿음이 생긴다면 홍보를 함에 있어서 '미안함'은 조금 적을 것이다.


2) 첫 번째 책은 '책을 파는 것'보다 '작가를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자.

-> 하루에 100명에게라도 책의 이름을 노출시켰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1년만 하더라도 36,500 명에게 책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책 제목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하다.


3) 출판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자.

-> 책이 몇 권 팔렸냐, 묻는 것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지속적으로 홍보 계획을 세워나갈지 창의적으로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4) 즐겁게 하자.

-> 구매지수나 순위에 집착하지 말고 오르면 기분 좋고 아니면 당연한 것이다. 홍보하는 방식도 본인이 재미있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꾸준하고 오래 할 수 있어서 중요하다.


5) 다양한 홍보 채널에 적극적으로 시도해보자.

-> 다양한 커뮤니티나 SNS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그렇다면, 정말 초보 작가인 내가 어떻게 책을 홍보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첫 번째, 내 글이 정말 돈을 주고 사도 아깝지 않은지 확신을 가졌다.

-> 사실 출판사에서 '선택을 받은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독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궁금했다.

나는 책을 수십 번 읽다 보니 객관성을 상실해버렸다. 볼 때마다 만족스럽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에게 수 차례 물어보고 책에 대한 리뷰를 보면서 '내 생각'이 잘 전달된 것 같아 확신을 가지고 홍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 책을 파는 것보다 책을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려고 했다.

-> 이제는 작가의 인세가 어느 정도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5~10% 사이로 형성되고 세금도 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인세 대부분을 홍보비로 다시 활용하였다. 직접 책을 구매하여 서평 의뢰를 부탁하거나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에게 책을 선물하기도 한다.


3) 홍보도 즐겁고 꾸준히 해야 한다.

->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채널은 두 곳이다. 바로 브런치와 인스타이다. 브런치에서 어떻게 홍보를? 가끔 글을 올리다 보면 조회수가 폭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간접적으로 책에 대한 홍보도 될 수 있다. 따라서 꾸준히 브런치 활동을 하는 것이 홍보의 일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인스타 '작가 계정'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이전에 '맛집을 소개하는 채널'을 운영한 적이 있어서 그것을 작가 계정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후, 꾸준하게 책과 관련된 피드 (게시글)를 올리면서 팔로워를 늘려가고 있다. 인스타에서는 대놓고 홍보만 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 같은 홍보라도 내용이 알차고, 흥미가 간다면 그건 '착한 홍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홍보의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는 것도 작가의 몫이며, 이를 즐길 줄 알아야 꾸준히 홍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4) 그 외의 방법은?

-> 출판사에서 레뷰 이벤트를 (인스타/네이버 서평단 모집) 진행하기도 했고, 네이버 카페 등에 소개글을 올려주기도 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인스타는 휘발성이 강한 플랫폼이라서 '작가 계정' 혹은 '책 관련 인플루언서'가 꾸준하게 홍보하지 않는 이상 효과는 크지는 않은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순간적인 효과는 적지만 지속적인 검색을 통한 노출로 은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 따라서, 신인작가의 책 홍보에는 5단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홍보를 통해 순간적인 베스트셀러는 될 수 있지만, 결국 '글의 힘'이 있어야 스테디셀러나 역주행이 가능할 것이다.


1단계) 다수의 인스타 서평단을 통한 책의 존재 알리기.

2단계) 네이버 서평단을 통한 책 리뷰 글 쌓기.

3단계) 작가 계정 or 타 계정을 통한 지속적인 노출.

4단계) 실 구매자에 의한 평가 누적.

5단계) 입소문과 책 선물 증가.

그래서 결과는?


4월 둘째 주에 온라인 서점에 등록이 된 후, 지인들과 브런치 작가님들이 감사하게도 책을 구매해주신 덕분에 네이버 베스트셀러 딱지를 달게 되었다. 해당 딱지는 '판매량/단기간'을 기준으로 조건에 맞을 경우 달리는 것 같다. 체감상 100~200권/2~3일 정도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알라딘에서만 무료배송이다 보니 알라딘 정신분석학 서적 30위권까지 도달했었다. 그 후로 다시 소강상태에 이르렀고, 네이버 베스트셀러 딱지도 사라졌다.

이후, 4월 넷째 주에 다시 한번 네이버 딱지가 달리고 사라지더니, 오늘 다시 한번 달리게 되었다. 홍보가 되고 있구나라고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로 삼고 있기도 하다.

5월 첫째 주에는 갑작스럽게 교보문고 오프라인에서 판매량이 급증하여 시/에세이 순위 40위권까지 올라가기도 했었다. 이런 걸 예상치 않은 즐거움 (serendipity)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소소하게 홍보의 재미를 알아가던 중, 5월 둘째 주에 출판사에서 초판이 모두 완판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신인작가이기에 초판 인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중판을 찍게 되었다는 것은 신인작가에게는 뜻깊은 일이었다. 다시 한번 빠르게 책을 읽으면서 일부 내용도 수정하고, 새로운 문단도 추가하였다.


앞으로도 하루에 10~20명에게만 '책의 제목'을 알려보자라는 마음으로 홍보를 계속할 예정이다.




다시금 책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책을 선물로 활용해주셨던 작가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책을 출간하시는 신인 작가님들 중에 '신간 소개'를 알리는 곳이 필요하신 분들은 미약하지만 저의 채널을 통해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제안하기'로 연락 주시면 늦더라도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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