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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준 Aug 14. 2021

코로나 연구하랬지? 혹시 코로나 걸린거 아냐?

에너지가 방전이 되었다.

2021년 나에게 가장 바쁜 해?

    올해가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쁜 해인 것 같다. 아니 사실 매년 '가장 바쁜 해'를 갱신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다양한 사이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생활을 8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본업과 별개로 주말에는 파트타임을 시작하였고 퇴근 후에는 늘 글을 쓰느라 정신없었다. 올 초에는 책을 출간하게 되면서 작가 활동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전자책과 수익형 블로그까지 시작하다 보니 생각보다 할 것이 많아졌다. 이렇게까지 일을 많이 벌리는 것은 내년부터는 여유가 더 없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바쁜 생활에도 내 몸이 잘 버텨준 것은 '무리하기 바로 직전'까지 선을 잘 타면서 체력관리와 영양관리를 잘 조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의 단점은 하나라도 균형이 어긋나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엊그제 새벽 3시경, 갑작스럽게 잠에서 깼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심한 오한이 왔기 때문이다. 깜짝 놀랐다. 살면서 이렇게 심하게 온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온몸에는 열이 나고 있었다. 잠시 눈을 감고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까 원인을 생각해보았다.

1) 감기 몸살 or 냉방병

2) 독감

3) 식중독

4) 레지오넬라 감염증

5) 코로나?

6) 자율신경 실조증?

    머릿속으로 6가지 정도 떠올려봤으나, 인후염이나 기침 증상도 없었고 설사 증세도 없었기에 몇 가지를 제외하고 나니 감기 몸살/코로나/레지오넬라 감염증 3가지로 압축되었다. 최근 회사일이 많아 야근도 몇 번하고 전자책 쓴다고 새벽까지 작업하다 보니 무리를 한 것 같기도 했다. 일단, 몇 가지 약을 챙겨 먹고 다시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여전히 머리가 무거웠다. 그냥 출근하지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차를 타고 회사 앞까지 도착을 했다. 정문에서 체온을 재니 37.2도였다. 응? 수차례 재봐도 37도를 넘자 회사를 들어가지 않고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면서 상사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집에서 재택근무하겠다고...


코로나 검사 결과는?

    나의 코로나 검사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민감해하기 시작했다. 첫째로 내가 코로나에 확진된다면 내가 연구하는 세포나 동물들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 코로나 연구를 하랬는데, 세포와 동물들에게 내가 코로나를 옮기게 생겼다. 그리고 2주를 격리하게 되면, 회사에는 막심한 피해가 생기게 된다. 다음은 나와 함께 식사를 했던 밀첩 접촉자들도 격리를 해야 하니... 총체적 난국이었다. 마지막으로 주말에 일하는 곳에서 나를 대체해서 근무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나 하나로 여러 사람에게 피해가 갈 것을 생각하니 '이놈의 코로나' 정말 지긋지긋해졌다.

    일단 내가 코로나라고 가정하고 열심히 약을 챙겨 먹으면서 집에서 요양을 했다. 결과는 토요일 오전에 보내준다고 하니 그전까지는 밖에도 나갈 수 없었다. 혹시나 후각을 잃었을까 봐 중간중간 식초 냄새로 맡아봤는데... 시큼하다. 그래도 안심할 순 없었다. 저녁 8시부터 토요일 아침 6시까지 잠에 들었다가 깼다를 반복했다. 토요일 아침 8시부터 보건소에 열심히 전화를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음성 결과를 받아야 출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그러다 9시 11분쯤 '음성'이라는 결과를 받고서야 급하게 일하러 출발했다. 코로나는 아니었지만 몸살 증상이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다들 코로나가 아닌 것에만 관심이 큰 것 같다. 회사에서도 급한 일이 생겼으니 코로나가 아니라면 오늘 밤에 출근해달라고 한다. 대체할 수 없는 직원인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 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라는 것에 씁쓸해야 하는 것일까?

    사실 나도 쓰러질 정도의 아픔이 아닌 이상 약 먹고 참고 일하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견디면서 무아지경으로 일하다 보면 낫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감기 몸살에 직빵인 조합으로 배합해서 복용했다. 어쨌든 이번의 감기 몸살은 내 몸이 나에게 보내주는 중요한 신호였다.


당분간 쉬엄쉬엄해야 하는데 그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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