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준 Feb 11. 2023

소비욕구를 주체할 수가 없어요.

보상 심리의 위험함

사회 초년생이 '경제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점심은 굶으면서 2 달마다 명품을 사는 것을 보았다.

사회 초년생이 여가생활로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면서 비싼 장비들은 사는 모습을 보았다.

어차피 집은 살 수 없다며 월급의 80~90%을 쇼핑, 유흥, 맛집, 차 구매 등으로 즐기는 사람도 보았다.


처음 그들은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하지만 신념은 2년을 채 넘지 못했다. 

"내 인생 X 됐어, 어떻게 해야 하지?"

"월급은 어떻게 저축해야 하는 거야? 적금은 어떻게 해?"

"지금이라도 주식이나 코인하면 될까?"

"나 이러다가 결혼도 못 하겠어"

이제는 정신을 차렸나 싶어 나름의 해법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올라간 소비 수준은 죽어도 낮출 수 없다고 했다 (어떻게 사회초년생이 월 소비로 2~300만 원씩 쓰는지 신기했다). 

친구의 지인의 연말정산 이야기를 들어보니 1년간 번 금액보다도 소비가 높았다고 한다.


소비욕구와 마음공부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왜 소비를 멈추지 못하는지' 연구해 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왜 과소비를 하는가?

1)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

2) 월~금까지 힘들게 일을 했는데 나에 대한 보상과 위로가 필요해서

3) 돈을 써야 스트레스가 풀려서

4) 스트레스성 폭식이나 단 것이 당기는 경우가 많아서

5) 친구들을 만나고 술을 마셔야 기분이 풀리기 때문에 

6) 남들에게 잘 산다고 혹은 행복하게 산다고 과시하고 싶어서

7) 성공한 척하고 싶어서 


위와 같은 이유들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목적에는 모두 '보상 심리'가 작용하고 있었다. 

보상심리(Compensation)는 일정량의 행동을 취했을 때 그에 부합되는 대가를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심리학적으로 해석하면 정신적으로 억압된 욕구를 다른 형태의 욕구로 보상받으려는 경향을 말한다.

젊은 세대들이 폭발적으로 소비를 하는 이유는 억압된 욕구 혹은 희생당한 시간과 감정을 다시 채우거나 보상하기 위함이다. 

1) 회사에서 받은 정신적인 고통과 스트레스 -> 다양한 소비를 통한 즐거움 혹은 쾌락으로 채움.

2) 인생이 힘들고 불행한 기분, 낮은 자존심 -> 명품이나 비싼 차를 구매하여 과시하고자 함. 


하지만, 이런 보상심리로 인한 과소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채워지는 감정들은 아주 일시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input(투입)을 해야 한다. 또, 한계효용의 법칙을 따르는 욕구들은 점점 내성이 생겨 더 많이! 더 자극적인 욕구가 필요해진다. 즉, 저런 방식의 보상심리는 악순환 챗바퀴의 시작점이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함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생애주기별 패턴으로 보면 사회 초년생 때에는 저축비율이 높아야 하기 때문)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이전 글에서도 했으니 오늘은 보상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https://brunch.co.kr/@junkang92/153


보상 심리를 잘 조절하는 사람은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편해질 수 있다. 보상심리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1) 학교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선배들의 똥군기로 신입 동안 엄청나게 괴롭힘을 당했다. 내가 2학년이 되었을 때 똥군기를 없앨 것인가? 혹은 똑같이 신입들을 대할 것인가? 비슷한 개념으로 직장이나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것들도 이와 유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제도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결국 계속 대물림되곤 한다. 그중에서는 더 열심히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와 같은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경우이다. 물론 누군가는 내가 당하면서 쌓인 아픔을 남들은 당하지 않도록 선한 방향으로 트는 사람들도 있다. 


2) 어린 시절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이 보상 심리로써 더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이뤄내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어릴 때 해보지 못한 것, 누리지 못한 경험들을 본인의 자식들에게는 마음껏 해주려는 마음도 보상 심리의 일종이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본인이 이루지 못했던 것, 후회하는 것, 결핍된 것들을 아이들을 통해 보상받기를 바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높은 학벌, 좋은 결혼 상대, 좋은 직장, 무리한 효도 등을 집요하게 요구할 수도 있다.


3) 중고등학생 때 모범생으로 살던 학생들이 대학교에 간 후 유흥이나 게임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고, 어린 시절 과도한 통제를 받던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 충동적이거나 자유분방하게 변하기도 한다.  


사실 꼰대 문화 역시 '보상 심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나 때는'이라는 말에 깔린 것은 자신의 시절이 가장 힘들었고 본인의 노력이 가장 위대했다고 포장하는 것이며, 지금의 세대와의 차별성을 만듦으로써 보상받고자 하는 것이다. 당연히 본인들의 신세대일 때도 기성세대와 비슷한 갈등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도 끊임없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의 대물림되는 문화이다. 조선시대 때에도 관련된 기록들이 있었다고 하니 '보상 심리로 인해 발생한 문화'가 아닐까 싶다. 


보상 심리라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잘 파악하고 스스로 잘 조절할 줄 안다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P.S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보상이 정신적인 충족, 사람 간의 관계보다는 물질적인 것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브런치를 점점 떠나는 것도 '보상 심리> 복합적인 보상 수준' 때문은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소중한 일상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불안 장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