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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Nov 21. 2022

열아홉 번째 발걸음

언어 장벽 // 느린 발걸음

나의 헤드 코치(Ferdi)가 나에게 이런 조언했다 ; 독일어를 유창하게 해야 돼! 그래야 선수들이 훈련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 설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면 집중력도 없어지고, 시간만 흘러!  

속으로 난 ;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땐, 몸으로 하면 되지. 


작년과는 다른 수준 선수들로 이뤄진 팀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이번 시즌을 시작하였다. 항상 헤드 코치가 준비해온 훈련을 옆에서 도와주기만 하다, 오늘 헤드 코치로부터 워밍업 섹션을 혼자 진행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고, 내가 가장 자신 있는 훈련을 시도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잘 되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이런 생각에 잠겼다.  ‘계속 이렇게만 하고 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겠구나, 이 자리에 계속 머무르겠구나’  축구 지도자를 꿈에 품고 독일로 왔다. 그리고 나름 꾸준히 한다고 하지만, 단어 그 자체의 꾸준히 훈련에 참가하기만 하고, 마음처럼 코치하는 일은 언어라는 장벽 때문에 쉽지도 않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잡지 못 했다. 그러다 계속 이 자리에 안주하면서 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 너무 끔찍했다. 


'항상 준비된 상태로 기다려 기회가 오면 바로 잡아 내기' 오늘 나의 훈련은 그렇게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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