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상하던 유럽 카페
두 번째 독서모임, 이번주에는 내가 자주 가는 카페로 장소가 선정되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독서 모임이 시작되었고, 각자 읽었던 책을 소개하였다. 귀로는 이야기를 잘 듣고 있지만, 눈은 유독 오늘따라 이색적으로 보이는 카페의 풍경으로 향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공책 커버에서 자주 보았던 유럽 카페 모습. 혹은, 인터넷에서 유럽 카페 풍경을 다운 받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해 놓던 시절이 이었다. 유럽 카페 모습을 사진으로만 접할 수 있었기에, 사진에서 보여준 모습이 ‘유럽의 카페’라는 이미지로 일반화되어 머릿속에 기억되었다. 사진으로만 접했던 것들, 노상 카페테라스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노 신사, 파이프로 담배를 태우고, 따사로운 햇볕을 맞으면 수다를 떠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유럽 여행을 해본 이들이라면 공감하리라 믿는다. 사진 속에 있는 카페 풍경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걸.
아침을 먹으로 온 젊은 커플은 체스판을 들고 와 음식이 나오기 전 체스를 두고 었고, 노 신사는 깔끔한 청청 패션으로 카페에 들어와 신문을 보며 커피를 즐긴다. 바로 옆 테이블에는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가족.
공책 표지에서 아니면 인터넷 배경화면 모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색적인 풍경이, 내가 보고 싶은 유럽 카페 모습으로 내 머리에 자리 잡혔다. 상상만으로 그려왔던 모습이 현실로 내 앞에서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