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워킹홀리데이 48일째
햇볕은 강하고 공기는 건조하다. 하늘은 아주 푸르르다. 바람에 벚꽃잎들이 휘날려 떨어진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마음은 굉장히 우울하다. 이유 없이 우울하다. 삶의 목표가 확실하지 않아서 일까? 먼 산만 멍하니 바라보고 싶거나 아무나 붙잡고 내 모든 이야기를 툭 털어놓고 싶다. 이유 없이 힘들다고 몸은 멀쩡한데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엄마에게 고민은 털어놓기엔, 엄마 품에 안기기엔 너무 커버렸다.
일을 마치고 운동을 하려고 공원으로 갔다. 잔디 위에 매트를 깔고 30분 정도 운동을 한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와 평소보다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할 때 물에 젖은 풀 냄새가 내 몸을 감싼다. 지쳐 몸을 잔디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북두칠성’이 보인다. 불어오는 바람에 아카시아 꽃 향기가 섞여 불어온다. 이 순간을 위해 오늘 하루가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이 작은 선물에 행복하고 기뻐하기 위해서.
그냥 그대로 누워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