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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Jun 11. 2019

4월 25일

오스트리아 워킹홀리데이 48일째

햇볕은 강하고 공기는 건조하다. 하늘은 아주 푸르르다. 바람에 벚꽃잎들이 휘날려 떨어진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마음은 굉장히 우울하다. 이유 없이 우울하다. 삶의 목표가 확실하지 않아서 일까? 먼 산만 멍하니 바라보고 싶거나 아무나 붙잡고 내 모든 이야기를 툭 털어놓고 싶다. 이유 없이 힘들다고 몸은 멀쩡한데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엄마에게 고민은 털어놓기엔, 엄마 품에 안기기엔 너무 커버렸다. 



일을 마치고 운동을 하려고 공원으로 갔다. 잔디 위에 매트를 깔고 30분 정도 운동을 한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와 평소보다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할 때 물에 젖은 풀 냄새가 내 몸을 감싼다. 지쳐 몸을 잔디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북두칠성’이 보인다. 불어오는 바람에 아카시아 꽃 향기가 섞여 불어온다. 이 순간을 위해 오늘 하루가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이 작은 선물에 행복하고 기뻐하기 위해서.


그냥 그대로 누워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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