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e gyu May 02. 2023

스물한 번째 발걸음

UEFA C Licence

업무에 지쳐 집에 도착해 한숨 돌리며 메일을 확인했다. “UEFA C Licence”라는 제목으로 메일이 와 있었다. 설마 내가 기다리는 메일이 드디어 도착했나? 제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다. 


'합격'


진짜 오래 걸렸다. 2016년 자전거 여행 이후 스코틀랜드에서 첫 지도자 코스를 시작하며 어떻게든 UEFA C 자격증만이라도 취득해보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UEFA C는 내 목표가 되었다. 그 후로 수 차례 Edinburgh와 Glasgow을 오가며 코스를 참여하고, 시험을 치렀다. 그 모든 수고가, 고생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자 두 눈에선 눈물 쏟아졌다. 행복해서 그리고 기뻐서 엄청 울었다.  


이제 시작이다. 항상 밑바닥부터 시작한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그 밑바닥(시작점)을 찾기도 정말 어려웠다. 밑바닥을 찾았다. 이제 그 밑바닥에 서 있을 수 있다.


엄청 울고 난 덕분인지 다음날까지 그 감정이 가시지 않았다. 울고 바로 자서 그런지 눈은 퉁퉁 부었고 아직도 쏟아낼 눈물이 남아 있는 듯했다. 내 눈은 부풀어 오른 물 풍선처럼 눈물 많이 담고 있어 누군가 다가와 툭 건드리기라도 하면 와르르 쏟아질 것 만 같았다.


그와 동시에 내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순간 방향감을 잃어버렸다. 그토록 바랬던 목표였고, 이루어내는 데까지 6년이 걸렸다. 그 이유 때문일까 마치 모든 것을 이룬 사람 마냥, 삶의 모든 목적을 이룬 난 사람 마냥 더 나아갈 길이 없어 보여...



작가의 이전글 2023년 3월 19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