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형이 “책을 보내 줄까”라고 물어보았을 때, 어떤 책인지도 물어보지 않고 형이 추천한 책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책이 도착하고 나서 무슨 책을 보냈는지 알게 되었다. 책 제목 보다 소제목에 눈이 갔다. "번 아웃을 이겨내는 법.” 소 제목을 보니 지금 내가 번아웃에 갇혀 있는 건 아닐까란 생각이 잠시 들었다.
책이 도착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첫 페이지 한 장을 넘기지 못했다.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눈을 감기 위해 침대로 향하기 바쁘고, 다음날 눈이 떠지면 다시 또 의욕 없는 하루를 시작한다. 단언 직장인으로서 삶에서만 의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축구 훈련을 가는 날에도 좋은 아이디어는 떠오르지고 않고, 좋은 훈련을 찾으려고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훈련 나가는 게 무미 건조한 일상의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낀다. 심지어 과거에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그토록 이 일을 열망했는지 궁금해질 따름이다. 머리에는 축구 전술 코치라는 게 오래된 꿈이었기 때문에 고정 값으로 입력되어 있지만, 마음이 따르지 않는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문뜩 이런 생각을 했다. 주호 형에게 비친 나의 모습이 번 아웃처럼 보고, 그래서 이 책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빨리 책을 펼쳐봐야 될 것 같다고 느꼈다.
“피크 퍼포먼스”는 자기 계발서이다. 20대 초 중반까지 여러 자기 계발서를 읽었다. 책마다 내용은 달라도 매번 계발서 저자들이 하고 싶은 중심 내용은 같다. 한상복 저자의 “배려"라는 책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나 다시 계발서를 읽고 있는 지금 내가 왜 그동안 계발서 읽기를 멈추고 있었나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끔 했다.
마지막 책장을 넘겨 책을 덮고 나서 이 책을 선물해 준 염주호 형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책의 중반 부분까지는 공감되는 내용 혹은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잘못된 예와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그이가 불쌍하여 아니면 그이로 하여금 비친 내 모습이 가여워 보여 부끄럽지만, 눈물을 흘리며 읽어 내려갔다. 남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난 내가 지금까지 휴식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나에게 휴식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집어 주어 정말 고맙다. 또한 휴식 이후 목표/목적을 이루기 위한 올바른 계획 세우는 방법을 제시해 주어 다음 계획을 세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목적은 삶을 아주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일깨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목적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목적에 걸맞은 삶을 사는 것만큼 성과와 활력, 건강에 힘이 되는 건 없다.’
-피크 퍼포먼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