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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일

by June gyu

오늘 Rapid Wien 스카우팅 팀과 마지막 비디오 미팅을 가졌다. 스카우팅과 분석의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나는 떠나게 되었다.


잠시 잘츠부르크에 처음 도착했을 때를 떠올려본다. 축구 코치가 되고 싶어서 정말 발버둥을 많이 쳤다. 하지만 내 뜻과는 달리, 그때는 무엇 하나 뜻대로 이루어진 게 없었다. 그 당시 내가 포스트잇에 적어두었던 문구가 있다.
“진심으로 빡쳤으니 아무거나 다 시도하자. 다 내게 ‘득’이야.”
이 문구를 떠올리며,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분석은 물론이고 이것저것 모두 다 시도해봤다. 그 결과, 올해 내가 있는 팀이 승격했고, 작년부터는 오스트리아 프로 축구팀 Rapid Wien에서 비디오 스카우트로 일했다. 그리고 이번 여름부터는 축구 분석 코스 8개월 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이 모든 일을 해내는 것이 점점 버겁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세 번은 훈련이 있었고, 주말에는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뮌헨 근처 같은 리그의 다른 경기를 보러 다녔다. 유일하게 시간이 남는 금요일 퇴근 후에는 Rapid Wien이 보내준 영상을 보고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했다. 틈틈이 분석 코스의 온라인 강의도 들었다. 이 모든 것이 내가 잘츠부르크에 처음 도착했을 때 벌여놓은 많은 일들의 결과다.


이제는 하나씩 정리하면서, 내가 정말로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고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할 때인 것 같다.


레이 달리오의 책 "원칙"에서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순환의 꼬리’를 이야기한다.
발전 -> 유지 -> 실패 혹은 난관에 봉착하여 더 이상의 유지가 없는 구간 -> 다시 발전을 위해 발돋움하는 구간.
이 꼬리가 계속 반복된다고 했다. 지금 나의 상태를 돌아보면, 꼬리가 밑으로 꺾이며 하염없이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구간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또 다른 발전을 위해 나아간다면, 꼬리가 다시 올라갈 거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느낀다. 이를 위해 이제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절대 우상향의 직선 성장은 없다. 그저 이 꼬리들이 조금이라도 우상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올바른 선택과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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